위기와 기회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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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기회의 공존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4.04.09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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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자영업, 희망인가 무덤인가?
Special Interview

심화하는 시장 경쟁 속에서 창업 시 따져봐야 할 요소도 다양해졌다. 가맹본부가 가진 중앙 매니지먼트 역량을 크게 보고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창업자도 많지만 일부 가맹점의 높은 폐업률에 개인 자영업이 증가하는 모습도 관찰된다. 창업 시장 속에 정답은 없다. 각각의 일장일단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Q. 창업을 희망하는 자영업자들이 프랜차이즈를 특히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손쉽게 창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파워에 편승할 수 있고 물류, 마케팅, 신제품 개발, 경영지원 등 경영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업종과 브랜드가 계속 등장해서 도전 의욕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Q. 대한상공회의소가 가맹본부 800개사, 가맹점 1,000개를 대상으로 시행한 2023년 프랜차이즈산업 실태조사 결과, 가맹점주 2명 중 1명이 ‘개인 자영업자가 아닌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어서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코로나 팬데믹 등 대내외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는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개별 사업자의 경우 일상적인 운영 활동으로 연구나 개발, 위기 대응 관리에 취약합니다. 이에 반해 가맹본부는 중앙 매니지먼트 역량을 갖추고 있어 예기치 않은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가맹점을 지원해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생관리에 필요한 각종 홍보물 제작 및 필요 용품 수급과 지원 등이 있겠지요. 아울러 가맹본부가 여유가 있는 경우 비상 시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지원해줄 수도 있습니다.

 

Q. 한편 서울 외식업 프랜차이즈 점포 수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1,000개 이상 줄었습니다.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폐업률이 높아지면서 ‘프랜차이즈는 창업자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프랜차이즈 시장이 안고 있는 위험 요소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의 변화, 수익성 악화, 부실한 가맹본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MZ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구매 취향이 획일화된 가맹사업 모델보다는 개성 있는 개인 매장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수익성에서는 가맹사업의 구조를 따져봐야 합니다.

가맹사업의 경우 가맹본부라는 중간 유통 단계가 하나 더 있는 셈인데 갈수록 소상공인 수익성이 약화되면서 가맹본부가 구매, 운영 경쟁력이 없는 경우 가맹점 수익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가맹본부가 단기적인 수익만 노리고 가맹점을 모집하거나 가맹점을 모집해도 관리할 능력이 없는 부실 본사인 경우 가맹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모집만 하고 폐점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Q. SNS의 발달로 공유문화가 활발해지고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일반 자영업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심화하는 시장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프랜차이즈 본부 차원에서 무엇을 더 강화해야 할까요?

가맹본부의 중앙 매니지먼트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과 마케팅 역량 강화, 새로운 시대 흐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CEO의 기업가 마인드 강화 및 조직원 역량 강화가 필요하겠지요. 가맹사업의 가치를 가맹점 숫자로 평가하는 양적 성장 중심에서 시장과 이해 관계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가치 중심 경영이 도입돼야 합니다. 

 

Q. 예비창업자가 프랜차이즈 본부를 선택할 때 비교하고 고려해야 할 중요 요소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수익성이겠죠. 가맹점 매출과 비용 구조를 파악해야 합니다. 사업 전망과 성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트렌드 부합성, 장기적인 수요 변화, 경쟁시장 현황 등이 중요합니다. 안정성도 빼놓지 말아야 합니다. 가맹본부의 안정성, 가령 기업가의 특성, 조직역량, 원재료 수급 안정성 등을 생각해야 합니다. 

 

Q. 소장님께서는 프랜차이즈 시장의 현 주소를 어떻게 진단하고 계시나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고 봅니다. 산업이 이미 성숙기에 도달했으므로 빈익빈 부익부가 강화되고 혁신하는 기업만이 생존 가능할 것입니다. 이에 반해 대중 창업에서 프랜차이즈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프랜차이즈가 가진 강점을 극대화하는 경영이 필요합니다.

 

Q.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함께 성장하며 프랜차이즈 산업이 창업의 희망이 되려면 어떠한 제도 개선과 노력이 전개돼야 하나요?

프랜차이즈는 지식서비스업입니다. 그런 면에서 가맹본부의 지식경영 역량 강화가 필요합니다. 가맹사업에서 신뢰 자산이 강화돼야 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상호신뢰할 수 있는 경영 구조를 확립해야 합니다. 정부 정책도 중요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포퓰리즘에 의해 전 세계에 없는 새로운 법이 잇달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자칫 국내 토종 브랜드만 규제하고 골목상권을 외국 기업에 통째로 내주는 우를 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Q. 마지막으로 예비창업자나 가맹점주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가맹점주였다가 가맹본부를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배울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가맹본부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잘 선정해야 합니다. 특히 가맹본부가 모든 것을 해준다는 기대를 버리고 창업은 스스로 노력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는 운명 공동체이므로 계약기간 동안은 적어도 가맹본사와 가맹점이 상생, 협력,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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