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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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는 없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4.07.26 08:00
  • 조회수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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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기획> 김영수 대표

<충무기획> 김영수 대표는 20년째 일간지만 3종류를 읽고 있다. 인터넷으로는 뉴스를 읽지 않는데, 핫뉴스라고 본 것도 몇시간 후면 찾아보기 어렵고 눈도 쉽게 피로해진다. 신문은 종일 찬찬히 읽을 수 있고, 스크랩을 해두기도 편하다. 인쇄소를 운영하는 만큼 출판물에 대한 신뢰도는 인터넷 매체와 비할 바가 아니다. 

충무기획 김영수 대표 ⓒ 사진  이원기 기자
충무기획 김영수 대표 ⓒ 사진 이원기 기자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출판시장은 전례 없는 격변기에 들어섰다. 일반 도서는 이북으로, 만화는 웹툰으로, 잡지와 사보들은 유튜브로 이동하면서 출판물이 설 자리가 좁아졌다. 출판물 발행이 줄어들면서 인쇄 시장도 격변을 맞고 있다. 지금까지 월간 <창업&프랜차이즈>를 인쇄하며 조언을 해주신 <충무기획> 김영수 대표를 만나 소회와 함께 출판 및 인쇄 시장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기술 노하우라는 자신감 
출판물은 줄었지만 인쇄물이 줄어든 건 아니었다. 다른 형태를 가진 인쇄물로 트렌드가 바뀌었을 뿐이었다. 수십 년전, 인터넷이 확장되고 PC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이메일로 문서가 오가니 종이는 필요없다고 예측했지만, 오히려 문서를 프린트하면서 종이 매출이 껑충 올랐다는 얘기처럼. 덕분에 <충무기획>은 2교대로 부지런히 기계를 돌리고 있다.

<충무기획>은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복주머니 패키지나 종이봉투, 종이접시 등을 비롯해 회사 전용 여권 등 특별한 상품을 제작하고, 밀키트 띠지, 테이블 매트 등 다양한 인쇄물을 제작한다. 특히, 약품과 관련된 인쇄물은 <충무기획>의 장기로 꼽힌다. 약을 넣는 갑마다 들어가는 제품설명서와 약품 패키지도 인쇄를 한다.

패키지를 잘 보면 면마다 질감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기술 노하우에 따라 바라는 모습이 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김영수 대표는 바로 이 기술 노하우를 갖고 있다. 아무나 갖고 있는 기술이 아니라서 내 사업을 하면 망하진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고객이 생각하는 완성품에 대해 종이를 접는 방식이나 종이질, 접착 방법 등 ‘어떤 걸 하면 어떤 효과가 있고, 얼마가 든다’라며 견적을 내줘야해요, 그런데 지금 이걸 한 눈에 파악하고 조언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종이도 수천 가지, 컬러도 수천 가지인데 이중에서 원하는 대로 찾아주는 기술자나 인쇄소는 이제 거의 없습니다.”

 

충무기획 김영수 대표 ⓒ 사진  이원기 기자
충무기획 김영수 대표 ⓒ 사진 이원기 기자

능력이 곧 비전
형님이 인쇄소에 다녀서 자연스럽게 따라 들어온 김 대표는 잠깐 다른 일을 해보기도 했지만 이내 인쇄의 길로 돌아왔다. 박봉이긴 해도 인쇄소에선 지루할 틈이 없었다. 좋아하는 일이지만 김 대표는 회사를 운영하는 창업자가 될 생각까진 없었다.

그런데 일을 잘 하는 김 대표가 책임자 위치에 오르자 그를 지켜봐온 거래처와 동료들이 ‘네가 하면 잘 할 거다’라며 창업을 권했다. 때마침 회사가 문을 닫게 됐고, 김 대표가 인수하면서 한 기업의 대표가 됐다. 

돈이 있어서 한 창업은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은 상황이었다. 몇 년을 알고 지낸 선배가 구매 자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빌려갔는데, 처자식마저 버리고 종적을 감췄다.

결국 창업 자금은 김 대표가 가진 1,000만 원에 나머지 9,000만 원은 선후배들에게 빌려서 마련했다. 김 대표를 잘 아는 선후배들이 그의 능력과 비전을 믿어준 덕분이었다.


100살까지 일하기
“저는 창업하려는 분야에서 체험이든 공부든 3년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아이도 친구랑 창업한다고 지원해달라기에 그걸 왜 돈 주고 하니? 돈 받고 해라 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김 대표는 지금이 출판 시장의 대격동기라고 이야기 한다. 지금은 옵셋 인쇄와 디지털 인쇄를 함께 하고 있는데 2, 3년 지나면 시장이 더 크게 바뀔 것 같다는 예측이다. 결국 디지털 인쇄만 남게 될 거고, 그때가 되면 기계를 정리하고 작은 사무실에서 혼자 디지털 인쇄를 할 결심을 하고 있다. 

37살에 결혼했는데 그때 나이 많다고 돈을 더 주는 게 아니란 걸 깨닫고 기술에 집중했다. 덕분에 61세인 지금, 친구들은 진작 은퇴했지만 김 대표는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70살, 80살 돼도 혼자서도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96세 인도 출판사를 아직까지 운영하는 분이 계셔서 롤모델로 삼고 있다. ‘사장님 전 100살까지 일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농담처럼 한 말은 구체적인 계획이자 앞으로의 목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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