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3500원’이라는 파격가를 선보인 <인생돈카츠> 유상수 대표. 바보처럼 장사한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찾아오는 분들께 부담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다. 결식 아동 봉사에 대해서도 ‘집에 오는 손님에게 밥 한 끼 대접하는 건 당연하다’라는 겸손까지 보인 그는 아이들이 부담 갖지 말고 자주 와서 ‘잘 먹었어요’라는 인사를 남기고 가면 바랄 것이 없다.
유상수 대표는 최근 이어지는 인터뷰 요청과 총리 방문 등에 무슨 일인가 싶다고 한다. 그저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이 기죽지 않게, 기분좋은 식사를 할 수 있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서 시작한 일에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봉사라고 할 정도도 아니라는 유 대표의 선량한 마음이 어느새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된 것이리라.
친구처럼 친척처럼
“봉사하는 이유요? 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 밥 한 끼 제공하는 걸 봉사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친구나 친척이 와도 밥 한 끼는 대접하지 않습니까.”라고 말한 유상수 대표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선행을 봐왔다고 얘기했다.
중식당을 운영한 부모님은 가출 청소년들을 보면 밥을 먹여서 보내거나 배달 등 일 자리를 제공했다. 그 모습을 봐오면서 유 대표도 배곯는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는 봉사를 하고자 한 것이었다.
유 대표는 2022년 11월 오픈한 <인생돈카츠>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5월부터 봉사에 나섰다. 처음엔 소개를 받은 2명의 아동을 후원했는데,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겠길래 다른 방법을 찾고자 했다. 이후 소개받은 천사원에 두어 번 후원했는데, 이번엔 담당자가 바뀌면서 소통이 어려워졌다.
어린이들이 매장에 오면 대접해주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그러던 참에 ‘선한영향력가게’를 알게 됐다. 결식 아동들이 매장으로 직접 온다고 하면 더 잘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뜻 시작했다.
선한 영향력이란
“사실 돈카츠는 튀김이라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잖아요. 돈이나 돈카츠를 보내는 것보다 매장에서 잘 만든 돈카츠를 대접해주고 싶었어요.”
유 대표는 매장 입구에 ‘50% 할인’이란 문구를 적어놨는데 방문하면 무료로 주겠다라는 생각에 결식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막상 직접 와서 얘기하는 아이들이 없었는데 어느날 구청에서 연락이 왔다. 급식 카드로 <인생돈카츠>에서 결제를 많이 했다는 얘기를 듣고 유 대표는 막상 와서 말을 못 꺼낸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이후 구청 담당자에게 “편하게 얘기하라고 전해달라”라고 요청하고, 키오스크에도 ‘꼭 얘기해주세요’라고 써붙였다. 그러고보니 아이들 입장에서 급식 카드를 꺼내고 말한다는 것도 부담일 것 같아서 카드로 결제하면 환급해주는 건 어떨까 방법도 고민했다.
유 대표가 선한영향력가게에 동참하면서 외부에도 선행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총리가 찾아와 격려하는 등, 아이들을 돕고자 하는 그의 의지에 감복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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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셔서 늘 바쁘신 바람에 어린 시절 추억이 별로 없었어요. 가족과 늘 함께 하고 싶어서 자영업은 안 하려고 했는데 우연찮게 하게 됐습니다. 돈카츠를 아이템으로 삼은 덕분에 아내와 아이들이 자주 먹으러 옵니다.”
육류를 총판하는 친구를 통해 좋은 재료를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어서 ‘돈카츠 1장 3,500원’이라는 파격가를 선보일 수 있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고품질의 <인생돈카츠>의 돈카츠, 치즈카츠를 한번 먹은 고객은 단골이 된다. 골목 안이라는 위치 때문에 신규 유입이 쉽지 않아 방법을 찾기 위해 교육받으면서 공부하고 있다.
가격을 올리란 얘기를 듣고 있지만 유 대표는 그보다 시그니처 메뉴와 <인생돈카츠> 7대 원칙 등 고객을 위한 정성을 더 알릴 계획을 세웠다. 등심으로 치즈를 감싸서 200번 이상 두들기는 치즈돈카츠에 ‘이백돈’이란 이름 붙여서 스토리를 만들고, 오븐에 구워 기름기를 뺀 담백하고 부드러운 떡갈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갈비’라는 이름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인생돈카츠>를 안정 궤도에 올리면 하루 15시간 근무에서 주 5일 근무로, 앞으로 세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