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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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4.0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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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봉사단 심현진 자원봉사자

지구봉사단 우유팩수거 봉사를 하고 있는 심현진 자원봉사자. 지구를 지키는 건 소소한 행동부터라는 걸 몸소 보여준다. 일주일에 하루만 고기를 덜 먹고, 일주일에 한 번만 우유팩을 거두고. 작은 실천이 모이면 큰 힘이 된다.

 

지구봉사단 심현진 자원봉사자  ⓒ 사진 이현석 팀장
지구봉사단 심현진 자원봉사자 ⓒ 사진 이현석 팀장

 

심현진 자원봉사자는 주 단위, 일일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는 와중에도 지구와 환경을 위한 봉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빠지지 않는다. 현재 휴학 중인 그는 아르바이트와 입시 공부, 하고 싶던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나태해지는 것 같아’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앞날에 대한 고민을 품고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진 20대 청춘이면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행동하는 적극적인 실천가다.  

 

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 눈까지 예고돼 현관 밖으로는 나서기 두려운 영하의 오전이었다. 궂은 날씨에도 심현진 자원봉사자는 “별로 춥지 않다”며 기분좋게 우유팩 수거 봉사를 마쳤다. 그가 하는 우유팩 수거 봉사는 ‘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 ‘지소행’에서 주최한 자원순환 봉사 캠페인이다.

“월수금 중 하루를 택해서 오전 10시에 경복궁역에 모입니다. ‘지소행’ 간사님들께서 알려주신 서촌의 카페를 돌며 주어진 가방에 우유팩을 수거하고, 스프레드시트에 그 개수를 기록합니다. 카페를 모두 돌고 난 뒤엔 주민센터에 가서 우유팩을 전달하면 봉사활동을 마치게 됩니다.”

심 봉사자는 겨울에 참여했던 연탄 봉사에서 뜻깊은 인상과 온정을 느꼈고, 특히 봉사 단체의 간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에서 위로와 힘을 크게 받았다.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에 할 수 있는 봉사가 무엇인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알아보다가 간사들이 알려준 우유팩 수거 봉사 활동이 떠올랐다. 한 기수당 9주간 꾸준히 활동해야 하는 책임을 다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일회성 우유팩 봉사를 몇 번 해본 다음 ‘꼭 하고싶다’라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

지구봉사단 심현진 자원봉사자  ⓒ 사진 이현석 팀장
지구봉사단 심현진 자원봉사자 ⓒ 사진 이현석 팀장

 

꿈과 실천 
일주일에 1번, 수요일 오전 봉사를 위해 심 봉사자는 경기도 가평에서 서울 서촌까지 차로 1시간 반 걸리는 곳을 오간다. 오전에 봉사를 마친 후에는 근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홍대 음악 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하루를 꽉 채운다. 수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날 중 5일은 카페 두 군데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남는 날에도 공부한다. 공부와 아르바이트로 빼곡한 일정인데도 쉬는 날 없이 따로 봉사까지 히는 이유를 그는 ‘나태해지는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사실 그는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마음이 바쁘다. 원하던 학과 대신 주변의 권유로 들어간 대학의 학과가 적성에 안 맞아서 휴학이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다시 진학을 위한 공부를 하면서 그 와중에 아르바이트도 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잘해보고 싶어 따로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스물셋이라는 어린 나이인데도 다시 학교에 가면 ‘나이 많다’라는 말을 들을까봐 염려되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악으로 먹고 살 순 없을까 고심도 했다. 꿈이 많아졌는데 꿈만 좇는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되는데, 정작 그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봉사하고 지구를 구하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
봉사가 거창한 게 아니란 걸 알면서 심 봉사자는 다른 봉사 활동도 하게 됐다. 특히 삶이 힘들다고 느낄 때 봉사 활동을 하면 마음이 편해졌다. 생활 속에서도 실천하기 어렵지 않단 걸 깨닫고 조금씩, 하나씩,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고 있다.

우유팩 봉사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우유팩이 종이와 분리배출 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했고, 배출 규약이 엄격하다고 생각했다. 지구봉사단 활동을 통하여 왜 따로 수거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게 된 이후 집에서나 아르바이트하는 카페에서 우유팩이 나오면 씻어서 말린 뒤 따로 배출한다.

집에서는 일주일에 하루 고기를 먹지 않는 비건데이를 스스로 정했고,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도 잊지 않는다. “꾸준히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져 나가려고 해요. 지구의 이상기온이나 분리배출에 관한 뉴스 등에 관심을 갖고, 환경정책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지켜보고 투표권을 잘 행사하고 싶습니다. 지구봉사단을 하면서 익힌 생활습관을 지속적으로 가져나갈 거고, 일정과 체력을 잘 관리해서 앞으로도 계속 봉사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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