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찾은 투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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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찾은 투잡
  • 조주연 기자
  • 승인 2024.03.0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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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에디터

1인 출판사 ‘책나물’을 운영하는 대표이자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하는 김화영 에디터.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드는 즐거움과 일하고 싶은 분야만 찾아 일하는 보람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재미있게 일하면서 더 좋은 글과 작가를 만나고 싶다.

김화영 에디터  ⓒ 사진 김효진 기자
김화영 에디터 ⓒ 사진 김효진 기자

 

 

출판사 ‘책나물을 운영하고 있는 김화영 에디터는 출판사 운영과 편집 업무를 하는 투잡러다. 관심 있는 콘텐츠와 작가를 찾아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예상 이상으로 매우 복잡하지만, 1인 출판사 ‘책나물’을 운영하면서 외주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고 보람 있다.  

 

 

어머니의 등단 그리고 1인 출판사
2009년 10월 문학 출판사에 입사한 김화영 에디터는 다양한 출판사 업무를 하면서 보람 있게 일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꿈꾸던 영화 일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어 7년차에 퇴사를 결심했다. 예상 이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지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어머니의 등단이었다. 직지신인문학상에서 등단한 어머니의 시집 출간을 이유로 그동안 생각만 하던 1인 출판사 ‘책나물’을 설립했고, 현재까지 15권의 책을 편집 및 출간했다.

“어머니의 시집을 내려고 하니 시집은 거의 자비 출판으로 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인데 이번 기회로 출판사를 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만들고 싶은 책만 만드는 것은 많은 에디터의 바람이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어머니의 첫 번째 시집을 내고 다양한 에세이, 소설집 등을 출간하면서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김화영 에디터  ⓒ 사진 김효진 기자
김화영 에디터 ⓒ 사진 김효진 기자

하고 싶은 일만 하는 투잡러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나물 요리처럼 정성이 가득한 책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책나물’을 시작했지만 안 그래도 어려운 출판업계에서 1인 출판사 운영이 쉬울 리는 없었다. 게다가 원래 출판사를 내기 전에는 5~10종 이상 원고가 준비됐어야 하는데 ‘책나물’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출판사 운영으로 생계를 꾸릴 수는 없어 가장 잘 하는 일인 편집 업무를 계속 하게 됐다. 두 가지 일을 같이 해야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만족스럽다.

“사실 경제적인 것 외에는 현재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하고 싶지 않은 책, 잘 맞지 않은 작가와 함께하지 않아도 되고, 편집 업무 역시 제가 하고 싶은 일만 선택해서 할 수 있으니까요. 어떻게 생각하면 출판사 운영이 비싼 취미 생활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완성된 책을 보고 작가가 뿌듯해 할 때 그리고 애정 담긴 후기들을 보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책으로 출판사로 살아남기
출간을 하고 싶다며 원고를 보내는 작가들도 많지만 책으로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콘텐츠와 작가를 찾는 것 역시 김 에디터의 주 업무 중 하나다. 관심 있는 주제를 찾고 저자를 찾는 것도 즐겁지만, 기존에 알고 있던 작가들이 함께 책을 내자고 할 때도 있어 보람 있다.

기억에 남는 책 중 하나는 ‘오늘 학교 어땠어?’라는 책이다. 해마다 낮아지는 출산율로 어린이들의 말도 많이 사라지고 있는데, ‘초등샘Z’라는 트위터리안의 글을 보고 책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의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매우 반짝거려서 이 분이 이야기를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저자분도 선뜻 응해주셔서 책을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오는 3월 8일이 되면 출판사 ‘책나물’이 탄생한 지 만 3년이 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한 권 한 권 만들고 싶은 책을 애정 가득 담아 만들며 나날이 각박해지는 출판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작가, 더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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