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즐거움이 샤브샤브에 품격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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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즐거움이 샤브샤브에 품격을 입히다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7.06.1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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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샤브> 마루&F/D 정민수·서애연 대표

   Profile      

즉석 조리원칙으로 향후 방문고객  2대, 3대도 맞이하는 게 목표
샤브샤브 전문 프랜차이즈 <마루샤브>와 <마루국시>, <최지안의 우리밥상>, <백오도>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마루&F/D 회사의 정민수·서애연 공동 대표는 외식업 프랜차이즈 CEO치곤 남다른 이력인 디자인 전공 출신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업무의 특성상 늘 새로운 아이디어와 남다른 표현방식을 발현해야 되는 관계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부분에서 남들보다 한 발 앞서있다. 어느 누구도 감히 예상하지 못했던 샐러드바를 도입하고 인덕션을 샤브샤브에 처음 접목한 것 등이 그렇다. 질 좋은 재료에다 현장에서 즉석 요리를 하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여성 고객들로 하여금 1시간 이상씩을 기다리게 만들어도 불평불만이 나오지 않게 만드는 특출난(?) 재주도 보유하고 있다. 매장 규모도 보통 429㎡(130평)에서 661㎡(200평)대까지 대형 위주이고 투자 금액도 매장 크기만큼 5억~10억원 내외가 들어가 소자본 창업처럼 한 달에 몇 개씩 오픈하는 구조와는 거리가 멀다. 한 달에 한 점포 오픈하는 게 그나마 빠른 편이다. 이들 부부 CEO의 목표는 <마루샤브>를 이용한 방문객들이 2대, 3대를 다시 데리고 올 정도로 ‘롱런’하는 것이다. 

▲ <마루샤브> 마루&F/D 정민수·서애연 대표 ⓒ 이현석 팀장

샤브샤브에 샐러드바를 처음 접목해 이목 끌어
뷔페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샐러드 바를 샤브샤브 전문점에 처음 접목시켜 동종 업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화제의 기업, 가스레인지에 올려 익혀 먹는 샤브샤브를 음식점으로는 처음 인덕션으로 조리함으로써 국물 조리문화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이노베이션 회사. 샤브샤브라는 주력 메뉴가 있는데도 불구, 샐러드 바에 무려 7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메뉴를 비치해 경쟁사들로부터 ‘이단아’라는 극한 칭호까지 듣는 발상 전환의 귀재들, 한식을 앞세운 자연친화적 음식점인 <자연별곡>, <계절밥상> 등 대기업 군과 경쟁해서도 한 치의 꿀림 없이 도도하게 진일보하고 있는 뚝심 있는 저력의 CEO 부부. ‘10년이 지나도 1년 된 것 같고 1년이 지나도 10년 된 것 같은 인테리어’를 목표로 삼은 이념을 그대로 실현해 13년이 지난 현재 단 하나의 매장도 인테리어를 교체한 가맹점이 없는 안목의 주인공들. 가공식품을 배제하기 위해 매장에서 채소를 일일이 다듬고 조리하고 끓이는 등 맛의 극한을 구현하기 위해 현장의 즉석요리를 완곡히 고집하는 집념의 요리 장인들. 

▲ <마루샤브> 마루&F/D 정민수·서애연 대표 ⓒ 이현석 팀장

429~661㎡(130~200평)의 초대형 가맹점 55개를 운영중인 뚝심의 기업
샤브샤브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마루샤브>의 초대형 가맹점 55개를 운영하고 있는 마루&F/D의 정민수·서애연 부부 CEO는 요즘 불황에 맞서 브랜드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업종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매장수는 비록 55개에 머무르지만 이들의 규모는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보통 매장 1개 평수가 429~661㎡(130~200평)대에 이르러 일반 소자본 창업 점포에 비교한다면 거의 10배 수준까지 육박하는 모양새를 띠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단 신규로 오픈만 하면 금세 지역의 맛 집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고객들에게 맛과 가격 그리고 품질 면에서 단연 압권이라는 호평을 받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바로 <마루샤브>다. 그리고 이 회사는 <마루샤브>외에 국수 등 단품을 파는 브랜드 <마루국시>, 엄마가 차려준 집밥을 모태로 한 밥상 브랜드 <최지안의 우리밥상>, 1만원대의 퓨전정식 단품메뉴 누룽지탕인 <백오도> 등의 브랜드도 현재 인기리에 활발히 시범 운영 중에 있고 조만간 가맹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들 부부 CEO는 99㎡(30평)대 내의 중소형 점포를 운영하고 관리만 해도 힘이 든다고 하는데 어떻게 초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회사를 만들게 됐을까. 또 다양한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외식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메인 메뉴를 샤브샤브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13년 동안 브랜드를 가꾸고 이끌어 오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을까. 극복 방법이 있었다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의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맑고 이지적인 눈매가 꽤나 매력적이다. 그 위에 투명한 시선이 얹어지게 되면 어떤 난관의 협상이라도 어그러지는 법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저벅저벅 다가온다.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할 줄 아는 이들의 눈망울은 가끔 차갑고 길게 따뜻함을 보인다. 그의 최대의 강점이 아닐까하는 조심스런 예단이 선다. 조리 있는 어법 속에서도 틈이 보일라치면 여차 없이 밀고 들어오는 날카로운 지적은 쾌도난마 수준이다. 
그만큼 사물을 보는 눈썰미가 여물고 판단력이 맑다는 증좌다. 긍정에서 피어오르는 해맑은 웃음 역시 주위를 보듬는 자산이리라. (서애연 CEO)
서글서글하고 정감 있는 외모와 달리 말수가 적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일은 ‘거리감’ 이다. 시간이 지나야 온기를 느끼는 이들은 내면에서는 용광로와 같은 열정으로 세상을 품는 이들이 많다. 그에게서 그런 느낌이 전이돼오고 있음을 알 때 비로소 진정성을 보게 된다. 세월의 풍상을 켜켜이 겪은 이들의 어법은 정중동의 그것이며 때를 가려 일희일비를 조아리지 않는다. 그가 가끔씩 입을 뗄 때 그것을 느꼈다면 너무 앞서나간 것일까. 용광로는 끓어올라야 제 맛이고 열정은 소모해야 진가를 안다. 그의 열정은 지금 작동 중이다. (정민수 CEO)

부부 CEO 둘 다 디자인 전공해 창의력과 창조력 강해
정 대표와 서 대표는 부부이자 공동대표다. 둘 다 대학에서 홍대 시각디자인과 이대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했다. 따라서 서로 업무적으로 유기적인 관계는 말할 것 없고 대화도 잘 통하는 편이다. 정 대표는 1988년 26살 되던 해 삼성전자 해외사업부 디자인팀에 입사해 4년을 근무하고 나와 광고 업무 일을 공부한 뒤 삼성전자 협력업체에 등록해 관련업무 일을 보게 된 능력 있는 젊은 사장으로 불렸다. 서 대표 역시 대학 졸업 후 코오롱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에서 제품 디자이너실장으로 근무하며 잘 나가는 여성커리어 우먼으로 활동했다. 둘 다 디자인을 전공한 탓에 창의력과 창조력에서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2003년 가을 어느날쯤 광고 일을 하는 정 대표의 친구 개업식에 동반으로 방문하게 된다. 정 대표와 마찬가지로 광고 일을 하던 친구가 음식점 개업으로 외도(?)를 한 것이다. 이들 부부에게는 충격과 함께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재미와 놀라움을 안겨준 날이었다. 이들은 귀가하는 길에 마치 의기투합이라도 한 듯 “우리도 한 번 해보면 재미있겠다”하고 서로에게 말을 건네게 된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어릴 적부터 요리에 워낙 관심을 많이 가진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정 대표는 어떤 음식이든지 한 번 먹어보면 다시 그 음식을 재현해 낼 정도로 놀라운 절대미각을 소유하고 있는 미식가였다. 
그리고 아이들한테도 재료를 직접 사서 만들어 줘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가끔씩 음식 장사를 한 번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 보곤 하던 차였다. 게다가 정 대표가 운영하는 광고 회사는 삼성전자 협력업체여서 담당자들도 관리해야 하고 또 PT도 진행해야 하는 등 일감을 따내는 게 보통 힘들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었다. 인터넷 시장도 녹록치 않았다. 점점 커지는 인터넷시장을 지켜보면서 페이퍼 시장의 훗날이 걱정되던 시기였다. 그러던 차에 친구의 개업식 풍경은 그에게 일말의 충격과 가능성, 그리고 재미를 심어준 사건이었다. 그는 일 처리에 있어서 속전속결의 추진력을 보여 온 CEO였다. 
반대로 서 대표는 정 대표가 일을 벌이면 조율하고 관리하고 마무리 짓는데 남다른 능력을 발휘해 오곤 했다. 정 대표는 그의 진담 반 농담 반 그대로 다음해인 2004년 2월 고양시 화정동에 점포 계약을 마치고 내부 정리를 모두 마친다. 메뉴는 전을 하기로 하고 서 대표가 요리학원에 등록해 전 부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방식은 철판 요리로 하기로 하고 정 대표는 직접 그린 도면을 가지고 주방거리로 유명한 황학동시장의 한 업체에 의뢰해 특수 제작을 맡긴다. 테이블 중앙을 파서 그 안에 집어넣으면 철판요리를 할 수 있고 밖으로 빼면 일반 요리를 할 수 있게끔 고안된 것이었다. 
친구 개업식에서 느낀 충격, “재미있겠다”가 현실로
문제는 점심메뉴였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정 대표는 집에서 식구들이나 외부 손님들이 방문할 때 직접 요리해서 내 놓은 샤브샤브를 떠올렸다.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전골과 채소들을 놓고 대접을 했는데 정말 맛있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그리고는 “이것 가지고 장사해도 되겠다”하고 말 한마디를 더 붙여주곤 하는 게 아닌가. 아직 대중화되어 있지도 않은 메뉴인데 이렇게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자신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래! 점심은 주위에서 인정한 샤브샤브로 가는 거다’ 하고 결정했다. 그리고는 다른 업소에서는 어떻게 샤브샤브를 하는지 알아보고 다녔다. 
소스도 정 대표가 오픈하기 3~4일전 느낌과 감으로 만든 게 전부였다. 어디서 구하거나 책을 보고 만든 게 아닌 홀로 미각에 의존해 만든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마루샤브>의 전신인 첫 번째 매장<마루철판과 샤브>가 92㎡(28평) 규모로 2004년 5월에 탄생한다. 외식업의 ‘외’자도 모르고 매장 오픈할 생각도 없던 두 사람은 우연히 가 본 친구 개업식에서의 충격으로 한번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에 그냥 오픈한 남다른 케이스의 개업이었다. 
훗날 이 무모한 오픈(?)은 두고두고 <마루샤브>의 성공가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푸짐한 음식의 제공과 고객들 만족에 모든 신경이 다 집중되어 있을 초보시절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초심은 회사를 운영하는 내내 영향을 끼쳐 얼마를 벌어야하는 가가 아닌 얼마나 고객들을 만족시켰는가가 그들의 끊임없는 숙제로 남게 된다. 이들이 외식업에 대해 사전에 속속들이 알고 있었으면 이렇게 퍼주고 손익계산에 약하고 또 오늘에 이를 수 있었을까. 
“가게 오픈 일정이 잡혀 있는데도 메뉴와 서빙 등 사전 예행연습 같은 것이 거의 없었다. 이미 집에서 다 해보았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샤브샤브 요리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소스도 거의 오픈하기 3~4일 전에 비로소 만들기 시작할 정도였다. 손님들이 다들 맛있다고 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손님들이 나간 다음에 둘이 신기해서 막 웃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난다. 사실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게 감으로만 제조했으니까 말이다. 얼마 남는지도 모르고 그냥 손님이 많이 오면 신나서 했을 뿐이었다. 그냥 몇 미터까지 손님들 줄을 세우자는 게 목표였다.” 

▲ <마루샤브> 마루&F/D 정민수·서애연 대표 ⓒ 이현석 팀장

절대미각을 가진 정 대표, 소스도 3~4일 전에 만들어
물론 내심으론 자신감이 있었다. 요리에 관해선 더 그랬다. 망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초창기 잠깐 지인들의 방문으로 반짝했을 뿐 한 달 가까이 고전의 연속이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어느 날 채소를 납품하는 아주머니가 인테리어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가게 된다. 인테리어가 바 또는 카페 같이 고급스러워 보여 비쌀 것 같아 들어오기가 망설여진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조금의 망설임 없이 그 다음날로 인테리어를 바꾸고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표를 밖에다 붙였다. 한 달이 지나자 서서히 고객들이 찾아 들어오기 시작하고 그런대로 가게가 활성화될 무렵 건물 주인이 바뀌면서 임대료를 두 배로 올려 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 2년이 다 되어가는 무렵이었다. 도저히 임대료를 맞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손실을 보고 자리를 더 보전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다. 두 사람은 결단력의 소유자들이 아닌가. 그동안 생긴 단골고객에 미련을 갖지 않고 툴툴 털고 두 번째 가게를 일산 중산동 단독건물에 마련하게 된다. 2006년 2월 27일이었다. 
첫 가게는 잘 되지도 아주 밑지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수업료를 지불한 것으로 치부했다. 두 번째 매장은 샤브샤브 가게로서는 처음으로 인덕션을 도입하는 결단을 내린다. 가스는 너무 더워 에어컨으로도 감당이 안 되는 데다 보기에도 지저분한 구석이 있어 매장 분위기를 살리는 데 제약이 있었다. 게다가 철판이 클 경우 전체를 다 뜨겁게 달굴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결국 마루철판을 메뉴에서 제외하게 된다. 그럼 무엇으로 철판구이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인덕션에 이은 샐러드의 등장, 업계가 뒤집어지다
철판구이가 빠지자 새로운 대체메뉴의 도입이 시급했다. 우선 샤브를 차려준 후 샐러드, 백김치, 튀김 등 부대 메뉴들을 한 상 가득 차려 내 놓았다. 그러자 손님들이 맛있다고 여기 저기서 “이것 더 주세요. 저것 더 주세요” 하는 게 아닌가. 메인 요리하기도 바쁜데 손님들이 여기저기서 찾으니 일도 더디고 종업원들이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럼, 손님들이 알아서 마음껏 먹게 해주면 되지 않겠나! 하는 대로 생각이 미쳤다. 혹시 도움이 될까 하고 다른 가게들도 둘러보았다. 
2~3일 뒤 점포내의 테이블 두 개를 없애고 자리를 만들어 백김치, 드레싱, 과일, 샐러드 등 20여가지의 샐러드 바를 미니형식으로 마련해 놓았다. 오픈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동안은 이면도로인데다 자리도 캄캄한 편이어서 장사가 미적지근했다. 그런데 샐러드 바가 등장하면서 대역전이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고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손님이 손님을 몰고 오는 전형적인 대박집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픈하기 30분 전에 와서 대기하고 문 열면 5분 만에 자리가 꽉 차고 그 이후 1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건 예사였다. 샐러드 바를 하기 전에는 하루 40~50만원 하던 매출이 300만원 가까이 오를 때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면도로 후미진 건물 181㎡(55평) 매장에서 대이변이 발생한 것이었다. 
“주변의 유명한 식당 주인들도 입소문을 듣고 벤치마킹하러 가게에 다들 들렀다. 샤브샤브 업종뿐만 아니라 타 업종의 사람들까지 주방장을 직접 데리고 올 정도로 인기 폭발이었다. 하지만 어려움도 함께 찾아왔다. 갑작스런 유명세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시달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예약과 관계된 일과 홀에서의 서비스 부실 등 따지는 일이 갑자기 많아지자 적응이 안 돼 당황하곤 했다. 어떤 때에는 고객들이 일시에 몰려들면 무섭게까지 느껴지는 날들도 있었다.”
정 대표는 아내인 서 대표가 대박행진으로 홀에서의 매장운영에 스트레스를 받자 또 한번의 결단을 내린다. 더 크고 넓은 가게에서 매니저를 두고 서 대표가 편하게 매장을 운영하게 해주기 위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매장을 양도하기로 한 것이다. 식당 영업과 매장 양도로 처음으로 제법 큰돈을 만지는 기쁨도 맛봤다. 세 번째 매장 입지는 서 대표가 직접 나섰다. 마두동 상가건물 3층으로 495㎡(150평) 규모의 매장으로 이전보다 3배 가까이 큰 면적이었다. 당시만 해도 입주할 건물 자체로는 매매가 안 될 정도로 죽어있는 건물이었다. 그래서 이곳에 가게를 연 사람들 대부분이 망해서 나간 곳이기도 했다. 

▲ <마루샤브> 마루&F/D 정민수·서애연 대표 ⓒ 이현석 팀장

“주차장 넓고 엘리베이터 있어 고객 편해” 긍정마인드가 만든 신화
그런데 서 대표는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하기가 좋다고 생각했고 엘리베이터가 있어 고객들의 왕래가 수월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그의 선견지명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걸까.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면서 외부에 중산동 <마루샤브> 3호점 오픈 예정이라는 현수막을 내 걸은 덕분인지 일부러 3층까지 올라와 이곳이 중산동의 그 <마루샤브>하고 같은 곳이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꽤 있었다. 그만큼 <마루샤브>의 네임벨류는 일산을 뛰어넘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한 달 정도 공사를 마치고 드디어 2008년 4월에 마두동 세 번째 가게가 오픈을 했다. 이곳에서는 매장 규모에 맞게 샐러드 숫자도 40여가지로 늘리고 좌석수도 그만큼 늘렸다. 가격도 중산동의 8000~9000원에서 1만1000원대로 올렸다. 
고객들이 밀려들어왔다. 오픈 초기 조정기간도 없이 곧바로 대박집으로 향했다. 고객들 회전율이 점심 때에는 2회전 반을, 저녁시간 때에는 1회전 반을 올릴 정도로 바삐 돌아갔다. 44개의 테이블에 160여명의 좌석인데도 문을 열자마자 5분도 안 돼 다 차는 형국이었다. 흑미찹쌀샐러드, 연어샐러드, 토마토샐러드, 육회샐러드 등은 스테디 상품으로 꾸준히 인기를 끄는 메뉴들이다. 이즈음부터 서서히 가맹점을 내달라는 이가 생기기도 하고 기술전수라도 해달라는 고객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아예 가게를 팔라고 하는 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홀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책임지고 있는 서 대표는 8년 동안 하루도 매장을 벗어나 본적이 없을 정도로 부지런하고 책임감이 강했다. 그렇게 마두역 매장도 한창 잘 나갈 즈음 자주 찾아온 단골 고객에게 매장을 넘기고 2010년 강서직영점인 네 번째 점포를 오픈한다. 1, 2층 합쳐 859㎡(260평)에 이르는 초대형 샤브샤브 전문점이 탄생한 것이다. 

풍동 애니골 429㎡(130평)의 매장, 화제에 화제를 불러모아
특히, <마루샤브> 풍동 애니골은 2010년 5월에 오픈을 하고 그해 11월 한 TV매체에서 화제의 맛집으로 소개가 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 매출도 껑충 뛰게 된다. 1층은 가든식으로 구성해 꽃을 심는 한편 데크파라솔이 들어가는 입구에는 수입그릇 코너를 만들어 주부들의 눈요기와 함께 판매도 병행해 인기를 끌었다. 또 30만원이 넘는 프랑스 르크루제 냄비를 각 테이블에 한 개씩 올려놨다. 손님들마다 탄성이 나오고 원하는 이들이 있으면 팔기도 했다. 물병도 플라스틱이 아닌 평소 보기 어려운 디자인의 제품으로 대체하고 주전자도 고가의 제품을 사용했다. 화제가 화제를 몰고 다녔다. 고객들이 자리에 일어서면서 많이 하는 얘기가 “이렇게 해도 남아요?”였다.
“고객들이 1시간 이상씩을 기다리면서까지 매장에 들어오려고 하는 이유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너무 좋다는 거였다. 적은 비용에 질 좋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게 <마루샤브>의 최대 강점이 아닌가. 따라서 본사 입장에서는 마진율이 그다지 높지가 않은 편이다. 처음 가게를 오픈할 때부터 얼마가 남느냐보다 고객들이 얼마나 만족하느냐에 관심을 더 둔 원칙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윤이 최대 목표였더라면 아마도 <마루샤브>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고객들이 얼마나 정성들여 당일 날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을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애니골 매장을 하면서 점포를 내달라고 하는 사람들에 한해 기술전수 창업을 실시해 7~8개의 점포가 탄생했다. 애니골 매장을 넘겨주고 2012년에 입점한 서울 용두동 본점은 이 회사의 컨트롤 타워 격이다. 본격적인 가맹사업은 2011년 그동안 감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해 왔던 소스의 질과 양을 체계적으로 계량화시켜 CJ와 업무협약을 맺고 물류를 전담하게 하는 등을 필두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맞게 회사를 재편해 나갔다. 
<마루샤브>의 성공 일등공신인 샐러드바의 메뉴도 70여가지로 더욱 확대시켜 가맹점 점포 크기에 맞게 조리해 내놓고 있다. 가맹사업은 초창기 예비창업자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에 힘입어 매우 순조롭게 진행돼 왔다. 일산 지역에서의 명성과 맛 그리고 회사의 투명한 가맹점 관리가 소문이 나면서 찾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낙 매장의 평수가 429㎡(130평)에서 661㎡(200평)에 이를 정도로 커 가맹점 하나 오픈하는 기간은 보통 50일 정도가 소요되나 재촉하는 가맹 점주들도 많아 한 달에 하나 오픈하는 게 그나마 빠른 편에 속한다. 지금은 모두 55개의 가맹점들이 영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 <마루샤브> 마루&F/D 정민수·서애연 대표 ⓒ 이현석 팀장

가맹점 오픈, 아이 낳은 심정......2대, 3대가 올 수 있는 롱런 기업 원해
인테리어는 질리지 않고 퇴색되지 않게끔 정 대표가 직접 디자인하고 인테리어해 10년이 지난 지금도 한 점포도 바꾸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또한 모든 식재료는 반드시 현장에서 다듬고 씻어 즉석에서 요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일부 가맹점들이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본사 입장에서는 양보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마루샤브>를 있게 한 맛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불경기로 꼽히는 올해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마루&F/D 본사는 외연확장을 위해 자매브랜드도 계속해서 키워나갈 계획이다. 현재 이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자매브랜드는 <마루샤브> 외에 <마루국시>, <최지안의 우리밥상>, <백오도>등이 있다.
가맹점을 1개 오픈할 때마다 아이를 낳는 심정이라는 이들 부부 CEO는 고객들이 결혼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올 정도로 매력 있고 맛깔 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소원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시 지나가는 찰나가 아닌 롱런의 회사를 만들어야만 가능하기에 회사의 목표를 이곳에 초점을 맞춰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가맹점주들에게 보내는 두 부부 CEO의 솔직담백한 프로포즈는 언제쯤 발현될까.

글  이덕철 발행인  사진  이현석 포토그래퍼  
         캐리커처  박준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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