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사업 부진, 기술적 문제 아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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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사업 부진, 기술적 문제 아닐 수도”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6.07.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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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파트너즈 변성수 대표
▲ 뷰앤파트너즈 변성수 대표 ⓒ사진 창업&프랜차이즈

변성수 뷰앤파트너즈 대표는 후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대학에서 인문학과 마케팅을 공부했고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제일기획에서 삼성그룹의 세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에 참여했다. 이후 CJ그룹과 (주)원앤원에서 프랜차이즈 경영전략을 기획했다. 현재 뷰앤파트너즈 대표 컨설턴트로 지내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책위원, 한국생산성본부, 한국능률협회, 동양미래대학, 동국대, 성신여대, 부산외대, 신라대 등에서 강의했거나 하고 있다. 저서로 「뷰 마케팅」 등이 있다. 

인문학을 바탕으로 하는 경영학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변성수 대표는 10대 시절부터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은 사회를 만들기 때문에 사회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살펴야 한다고 봤다. 그리고 기업경영도 사회현상의 하나이고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인문학적 가치에 소홀하면 곤란하다고 변 대표는 말한다.
그는 “기업 간 경쟁은 스포츠보다 전쟁에 가깝다. 스포츠는 같은 종목끼리 일정한 규칙에 따라 경쟁하며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박수를 받는다. 반면, 전쟁은 일정한 규칙도 체급도 없이 단 1번의 기회만 주어지며 지게 되면 도태하고 만다. 그만큼 기업경영은 절박한 상황 속에서 이뤄진다”며 “기업활동도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다. 그래서 사업의 핵심은 결국 고객이다. 고객을 이해하려면 인문학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면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인문학을 공부한 다음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 마케팅 또한 고객의 생각을 이해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마케팅을 하려면 수단적인 요소도 중요하겠지만 그와 더불어 사람에 대한 통찰이 중요하다. 기업경영에서 매출은 객단가×고객수로 정해진다. 그런데 고객의 겉모습만 보면 마케팅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 저마다 제각각의 심리를 가진 객체라서다. 사람의 속마음을 읽어야 마케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의 생각을 읽어내 성공한 마케팅 사례로 보졸레 누보와 아오모리 사과를 소개했다. 변 대표는 “그해 만들어 그해 파는 포도주인 보졸레 누보는 사실 품질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판매자는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It’s now or never) 마케팅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 해가 바뀌면 이것을 살 기회가 없다고 하니까 고객의 마음이 움직였다”며 “일본 동북부 아오모리현의 사과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1991년 태풍으로 사과의 90%가 낙과했다. 한 해 농사가 망할 상황이었지만, 남은 10%의 사과를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강인함으로 마케팅해 비싸게 팔 수 있었다. 수험생에게 주는 선물로 인기를 끌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고객의 심리를 파악하고 관점을 달리하는 변 대표의 경쟁전략은 실무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그는 “<박가부대찌개>의 성장전략을 세우면서 시장 조사를 해보니까 기존 부대찌개는 대체로 걸쭉했고 주로 먹는 사람들의 나이대가 높았다. 그래서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맛으로 승부하면서 젊은 여성들을 매장으로 오게 하는 전략의 하나로 걸그룹 시크릿을 홍보모델로 활용했더니 점포당 매출이 많이 올랐다”며 “만약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한다면 어떤 경쟁전략이 필요할까. 가격에 비해 좋은 시설을 추구하는 방법은 이미 선발 경쟁자들이 하고 있다. 아는 후배가 이 사업을 하고 있는데, 아침에 고객들에게 김치찌개 백반을 정성스럽게 해줬더니 만족도가 아주 좋아졌다. 다른 곳은 조식으로 토스트와 우유, 방울토마토 정도를 주고 다들 당연하게 여기고 먹고 간다. 그렇지만, 게스트하우스가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행복함을 주는 곳이라고 관점을 달리하면 고객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는 결국 사람이 하는 일
변 대표는 후발 업체가 시장에 자리 잡으려면 고객의 관점에서 업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발 업체일수록 선발 업체를 압도하는 핵심역량을 만들기 어렵기에 업의 본질을 고객의 입장에서 재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내가 주로 하는 후발 업체의 브랜드 콘셉트 설정은 단지 수단적인 컨설팅에 머무르지 않는다. 언론 노출을 어떻게 하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 어떻게 할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브랜드 콘셉트의 설정은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고객이 경쟁 브랜드가 아닌 내 브랜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음식점이 좋은 음식을 판다고 고객이 오지 않는다. 고객이 찾아올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본죽>이나 <한솥도시락>이 왜 잘나가는지 생각해보자. 학원가를 가면 <본죽>이 의외로 많다. 수험생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부모 마음이 
<본죽>의 매출을 올려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 아내도 딸에게 아무거나 사먹지 말고 <본죽>을 먹으라고 한다. <한솥도시락>은 어떤가. 대학교 자취생들이 많이 먹는다고 대학교 학생들이 나에게 귀띔해 주었다. 고향의 어머니가 해 주신 따스한 집밥의 느낌으로 브랜드 콘셉트를 설정했기에 거둔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변 대표는, 그래서 후발 업체가 1등 업체를 따라하는 이른바 ‘미 투’ 전략은 오래가기 어렵다는 견해다. 후발업체가 여럿 있을 때, 섣불리 1등을 따라하다가는 1등 업체의 브랜드 가치만 높여줄 수 있다. 차라리 차별화된 2등이 되면 많은 후발 업체 중에 1등이 될 수 있다고 변 대표는 주문한다.
그는 “후발 업체가 1등을 따라하면 어지간해서 1등을 넘어서기 어렵다. 1등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먼저 차지했는데 같은 방법으로 더 잘하기가 쉽겠나. 월마트는 기존 백화점보다 더 잘 팔기보다는, 그런대로 쓸 만한 상품을 잘 사는, 초우량 구매회사로 목표를 세워 성공했다. 인터넷쇼핑 경매회사였던 옥션은 기존 방법을 고집하지 않고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회사로 탈바꿈해 한 단계 더 도약했다”며 “1등 업체도 기존 방법만 고집하면 언젠가는 밀려날 수 있다. 요즘은 다른 업종끼리도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라서 항상 변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인터넷이 나오고 가정에서 신문을 구독하지 않자 출퇴근 시간에 볼 수 있는 무료신문이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모바일 환경이 발전하면서 무료신문은 쇠락하고 말았다. 따라서 브랜드 콘셉트는 주기적으로 재설정하되 변화 속에서도 진정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고객의 믿음은 지속성과 일관성이 있는 진정성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작은 조직인데 오히려 큰 조직보다 더 구성원의 목소리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자사의 경영철학과 목표, 사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해서다. 내부 구성원들부터 경영철학을 제대로 공유해야 대외적인 브랜드 콘셉트도 잘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서 점포당 매출이 요동친다면 그때마다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구성원이 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관련 전문가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일도 좋은 방법이다. 프랜차이즈 사업도 다른 일처럼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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