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분야에서 가능성을 증폭시키다 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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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분야에서 가능성을 증폭시키다 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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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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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래스터 <서래갈매기> 박철 대표
▲ (주)서래스터 <서래갈매기> 박철 대표

<성북동면옥집>은 줄을 서서 먹는 집이다. 그래서 바쁜 식사 시간을 피해서 인터뷰를 잡았다. 그런데 박철 (주)서래스터 대표는 밥을 먹다가 나왔다. 남들 쉴 때 쉬지 못하고 남들 밥 먹을 때 먹지 못하는 외식산업 종사자의 숙명이다. 박 대표는 직원처럼 일을 한다. 매장에 안 나가도 되는데 간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솔선수범이 박 대표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상대방을 존중해야 성공할 수 있어
박철 대표는 자신이 매장에서 솔선수범하면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우선 일차적인 효과는 직원들의 업무 절감이다. 박 대표는 한 사람의 직원으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다. 젊은 나이에 일찍부터 장사를 시작해 이 업계에서 잔뼈가 굵어졌다. 바쁜 시간대에 그가 설거지를 하거나 볶음밥을 해 주면 일손을 크게 덜 수 있다. 대표가 매장에 오면 직원들이 긴장하고 오히려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주)서래스터는 아니다.
“처음에는 대표가 서빙하고 식탁 닦고 발레파킹을 하니까 직원들이 부담스러워했다. 그렇지만 한 명의 직원으로 일하니까 지금은 아주 좋아한다. 직원을 못 믿어서가 아니고 단지 일을 도와주기 때문에 직원들이 좋아할 수 있다.”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이렇게 대표가 매장에서 솔선수범해 가장 궂은 일부터 하면 모든 사람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대표가 직원들이 하는 일을 직접 해보면 직원들의 어려움 점을 잘 알 수 있고 고칠 부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직원이 업무를 미숙하게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지적하는 일은 없다.
박 대표는 대표가 대표의 일만 하고 직원은 직원의 일만 하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대표가 직원의 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가 현장을 살피면 직원이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 직접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없다. 대표가 직원으로 일하러 간 것이지 대표의 일을 하러 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표가 매장에서 솔선수범하면 초심을 잃지 않는 효과도 있다. 그는 “대표가 사업에서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초심을 잃어버리면 예전에 보이던 부분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신진대사가 활발한 20대 직원들은 나이가 더 많은 CEO보다 빨리 배고프다. 대표가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하면 이미 그때는 늦은 거다. 내가 20대 때를 돌이켜보면 그런 기억이 난다. 그런데 리더가 정신없이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으면 직원들이 뭔가를 먹자는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며 “대표가 직접 직원들 식사를 챙기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그치지 않아도 직원들이 스스로 열심히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발레파킹을 통해서 솔선수범을 보인다. 특급호텔의 발레파킹 서비스를 관찰하고 연구해 와서 직접 보여준다. 그랬더니 기계적으로 일하던 직원들이 좋은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서로 먼저 해보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내 사업을 왜 하는지 사명이 명확해야
박 대표는 사업을 할 때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사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골프장에서 캐디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는 CEO들을 볼 때가 있다. 
캐디는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직업인이다. 더구나 전문성을 떠나서 한명의 사람으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이러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는 CEO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고객과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날지 짐작할 수 있다. 설령 겉으로 예의바르게 포장하더라도 결국에는 닫힌 마음을 상대방은 알아차린다는 설명이다. 
“사업을 시작하고 고생할 때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대개는 나는 나중에 저렇게 안 해야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언젠가부터 자신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 자신이 왜 이 사업을 하는지 사명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그러면 ‘갑질’을 당했던 피해의식을 갑질로 표출하게 되고 갑질의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한다. 

한식에 대한 인식 바꾸는 날까지
(주)서래스터 직원들은 거래처만이 아니라 가맹점의 거래처에도 깍듯하게 한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아무리 매뉴얼이 잘 되어있어도 소용없기 때문이다. 매뉴얼이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만들 수도 없는데다가 존중하는 마음이 없으면 매뉴얼대로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고객의 아기가 유모차에서 이유식을 먹고 있다면 먼저 데워주겠다고 배려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박 대표는 한식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어서 
<성북동면옥집>을 시작했다. 한식집은 고급 커피점이나 고급 양식집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다. 고객도 직원도 한 번 그렇게 인정을 해버리면 한계를 넘어서기 어렵다. 직원이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하고, 고객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넘겨버리는 암묵적인 합의를 깰 필요가 있다. 
박 대표는 “직원이 경력이 쌓이면 성숙한 서비스를 해야 하는데, 그러기보다는 고객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려고 하는 것이 한식집의 익숙한 풍경”이라며 “우리 젊은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면 한식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고 믿는다. 젊은 직원들은 노련하지 않지만 순수하고 또 상처도 잘 받는다. 그래서 색칠하지 않은 도화지와 같아, 처음에 좋은 그림을 그리면 나중에 명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젊은 직원들에게서 대한민국 외식 프랜차이즈산업의 미래를 본다.

(계 속)

 

- 월간<창업&프랜차이즈> 5월호 스페셜기획에서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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