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대장>은 얼마에 팔릴 수 있을까
상태바
<육대장>은 얼마에 팔릴 수 있을까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6.03.22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각 여부, 긍정도 부정도 할 단계 야냐”

최근 이름값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사모펀드에 인수되는 가운데 육개장 프랜차이즈 <육대장>이 매각되면 과연 얼마에 팔릴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편집자 주>

 

<육대장> 얼마면 되니?

최근 금융업계에는 <육대장>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대체로 사모펀드가 어떤 기업을 인수하고자 ‘펀딩’을 시작하면 어느 정도 피인수 업체의 윤곽이 드러난다.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피인수 후보업체의 개황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육대장>은 육개장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서 독보적인 1위이다. 누군가 육개장 프랜차이즈를 인수한다고 하면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사모펀드 입장에서 <육대장>은 꽤 괜찮은 인수 후보기업이다. 호불호가 엇갈리지 않고 누구나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육개장을 성공적으로 프랜차이즈화했다. 기존 육개장집의 청결도나 고객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외면하던 젊은 층도 <육대장>에는 거리낌 없이 온다. 국내외에 160여개 가맹점이 있으며, 한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로는 드물게 해외 진출도 무리 없이 진행하고 있다.

<육대장>을 창업한 쪽에서도, 적절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면 매각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가맹점 숫자에 따라 성장에 한계가 온다는 이른바 ‘마(魔)의 고지’에 대한 우스개가 있다. 현재 <육대장>이 이룬 가맹점 150개 달성도 여느 업체로는 넘기 어려운 숫자다. 앞으로 300개 500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하나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경쟁자를 침몰시키고 시장을 석권하려면 말 그대로 ‘천운’을 받아야 한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공정거래위원회 등록된 곳만 4200개를 오르내린다. 그렇지만 가맹점 숫자 50개, 100개, 200개, 500개, 1000개가 될 때마다 브랜드 수가 극적으로 줄어든다. 일단 50개부터 넘기기가 어렵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4년 말 가맹점 3000개가 넘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파리바게뜨>가 유일했다. 1000개 이상인 곳도 <비비큐> <투다리> <본죽> <뚜레쥬르> <이디야> <페리카나> <롯데리아> <네네치킨>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성장하면서 ‘마의 고지’를 처음 밟아보기 때문에 ‘성장통’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가맹점 50개일 때 입사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채무최고책임자는 가맹점 200개 넘는 업체의 재무총괄을 담당해본 경험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어느 정도 성장한 프랜차이즈 업체를 사모펀드가 인수하면 대체로 수익성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사모펀드가 구성할 수 있는 ‘인재 풀’이 질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모펀드가 제조업보다는 엔터테인먼트를, 엔터테인먼트에 이어서 프랜차이즈 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기존 경영진과 인수 후 경영진의 역량 차이를 뚜렷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프랜차이즈 사업이 경영진의 역량에 따라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인수 활발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사모펀드의 투자수익은 상당히 좋다. 최근 VIG파트너스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버거킹>을 3년 만에 투자금의 2배가 넘는 2100억원에 되팔았다. 역시 매물로 나온 <KFC>도 <버커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 비슷한 가격의 재매각이 예상된다. 2년 전 CVC캐피탈이 <KFC>를 사들인 금액이 1000억원 정도였으므로 꽤 많은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방만한 경영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쳤던 <카페베네> 역시 조만간 매물로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렇다면 <육대장>은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펼치며 첫 번째 ‘마의 고지’를 넘은 CEO들에게 <육대장>의 매각 가격은 아주 중요하다. 인생을 걸고 일군 사업체의 가치는 높게 평가받을 수록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육대장>의 매각 가격을 많게는 8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버거킹>이 2100억원에 팔렸고 이런 분위기라면 <KFC> <놀부>도 2000억원을 못 받을 이유가 없다. <BHC>가 2013년 6월에 1200억원에 팔린 것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반면, <육대장>의 매각 가격을 200억원 이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전망의 기준점은 최근 가장 화제가 됐던 <큰맘할매순대국>과 <그램그램>이다. 발표된 금액은 두 브랜드를 합쳐 900억원이다. <큰맘할매순대국>은 대략 500~700억원을, <그램그램>은 200~400억원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육대장>의 경우 <큰맘할매순대국>보다는 외형이나 확장성에서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450여개 가맹점이 있고 지방 출점의 여력이 많이 남은 <큰맘할매순대국>이 그 정도 받았다면 <육대장>의 가치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육개장과 순댓국의 시장 규모도 생각해야 한다. 아무래도 순댓국 보다는 육개장 시장이 훨씬 작다.

<육대장> 측은 이러한 ‘설왕설래’에 대해 이렇다할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 만큼 특별히 말할 내용이 없다는 표정이다. <육대장>은 최근 프로야구 선수협회와 업무 협약을 맺는 등 활발한 가맹사업을 펼치고 있다.

<육대장> 관계자는 “사모펀드 인수 여부는 지금 단계에서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육대장이 고객의 사랑을 받아 잘 성장했고, 예비 창업자들이 선택할만한 창업 아이템이 되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