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점주들, 정우현 대표 면담요구 ‘삭발식’
상태바
<미스터피자> 점주들, 정우현 대표 면담요구 ‘삭발식’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6.03.16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우현 대표가 상생약속 어기고 ‘갑질’ 계속해”
 

<미스터피자>의 ‘갑질’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급기야는 가맹점주들이 본사 앞에서 ‘삭발식’까지 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미스터피자> 본사 앞에는 전국에서 150여명의 가맹점주들이 모였다. 상생협약을 지키기로 해놓고 약속을 저버린 정우현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하는 항의방문이었다.

가맹점주들은 정 대표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가 밝힌 지켜지지 않은 약속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미스터피자>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을 통해 정우현 대표의 동생 등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가맹점주들은 <미스터피자> 가맹본부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식재료를 강매한다고 폭로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는 “피자치즈의 경우 10㎏당 9만 4000원에 공급했다. 가맹점주가 직접 사면 8만 4000원이면 된다. 미스터피자가 업계 1위 업체인데 피자치즈를 얼마나 많이 사겠나. 많이 살수록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다른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보다 싸게 주기는커녕 말도 안 되는 값으로 사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왜 그렇겠나. 정우현 대표 일가가 배부르기 위해서 가맹점은 죽어도 괜찮다는 거다. 17년간 미스터피자 가맹점을 하면서 매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했지만 남은 게 없다. 그러는 동안 본사는 계속 커졌고 정우현 대표도 돈을 많이 벌었다. 이제는 더 견딜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는 포스기계(POS・Point of sales) 관련 비용도 어처구니 없이 과도하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2015년 8월 31일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이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포스 계약은 공개입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맹본부가 2016년 2월에 한 마디 언급도 없이 업체를 선정했다고 가맹점주협의회는 밝혔다. 이에 따라,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가 정한 포스 회사에 주지 않아도 될 돈을 줘야 하고, 포스 회사는 정우현 대표에게 뒷돈을 준다는 것이 가맹점주들의 생각이다.

이날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몇시간에 걸쳐 갑질을 폭로하고 상생을 요구했으며, 함께 울고 웃고 때로는 노래도 부르며 정우현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우현 대표는 끝내 모습을 들어내지 않았고 본사 측의 어떠한 공식적인 반응도 없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결국 삭발식을 진행했다. 진해점 등 점주 3명이 차례로 머리카락을 밀어냈다. 1명의 머리카락이 땅에 떨어질 때마다 가맹점주들은 눈물을 보였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이종윤 부회장은 “잘못은 저쪽에서 저질렀는데, 우리가 정말로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라며 절규하기도 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는 가맹본부의 갑질이 어제 오늘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들은 정우현 대표가 한국 가맹점주들에게서 뽑아낸 돈 일부를 해외사업에 낭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미스터피자> 가맹점은 줄었고 해외점포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2013년 416개였던 <미스터피자> 국내 점포는 올해 400개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일부 새로 출점한 곳들이 있음을 감안하면, 해마다 수십명의 가맹점주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같은 기간 <미스터피자> 중국점포는 29개에서 104로 늘었다.

항의방문 및 삭발식에 동참한 대한외식프랜차이즈점주협회 이재광 회장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의 현실이 아주 안타깝다. 주목할 점은 가맹점주들이 연대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작은 프래차이즈 브랜드들이 많다는 것이다. 갑질이 어느 한 브랜드의 문제가 아닌 만큼 지금보다 더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힘을 모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항의방문 및 삭발식에 대해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약속을 어겼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식재료 공급가격은 낮출 수 있으면 낮추고 있고 최근에도 피자치즈 공급가를 내렸다. 품질을 고려하면 다른 피자 브랜드보다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