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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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5.08.10 13:42
  • 조회수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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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꼬레뱅 보나베띠 조동천 대표
▲(주)꼬레뱅 보나베띠 조동천 대표ⓒ사진 황윤선 기자

Break Time   품격이 빚어낸  조동천 대표의 말말말

“장안의 화제였던 ‘응답하라1994’를 안 봤단 말인가. 나는 봤다.”
<보나베띠>가 파는 이탈리아 음식에 친숙한 고객층의 문화를 느끼고자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챙겨본다며.
“여기 내 손바닥이 보이나. 나는 사실 내 손등을 보고 있다.”
사람은 처지에 따라 각자 다르게 생각하므로 남의 처지를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태도가 필요하다며.
“잘 하고 싶은 것, 잘 할 수 있는 것, 둘 다 중요하지 않다. 잘 될 수 있는 것을 하라.”
사업을 할 때, 끌리는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 가지고 어느 것을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보다는 잘 될 것 같은 일을 골라야 성공한다며.

<보나베띠>는 이탈리아 음식을 파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다. 세계 각국에서 800여 종의 포도주를 수입해 국내에 소개하기도 한다. <보나베띠> 점포에서도 200여 종의 엄선된 포도주를 즐길 수 있다. <보나베띠>가 생기기 전까지 이탈리아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가 국내에 별로 없기도 했고, 있더라도 미국에서 변형된 이탈리아 음식을 소개하는 정도였다. 고객들은 건강식품인 이탈리아 본고장의 음식을 우리 입맛에 맞게 내놓은 <보나베띠>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왜 이탈리아인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식사는 먹는 일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식단에 대해서는 검소함을, 생활에 대해서는 근면함을 강조하는 한국인의 밥상과는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친화력이 좋은 이탈리아 사람들은 밥 먹는 시간이 우리보다 길다. 저녁에 가족이 한 자리에서 대화를 시작하면 2시간은 기본이다. <대부>처럼 이탈리아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품격 있는 식사 시간을 가지는 모습이 나온다.

<보나베띠>를 운영하는 (주)꼬레뱅 보나베띠의 조동천 대표는 “각박한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품격 있는 식사를 하며 여유를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보나베띠>를 열었다. 밥만 먹고 배만 채우려면 햄버거 같은 간편 음식을 먹으면 된다. <보나베띠>는 배고픔을 해결하는 식당에서 화목함을 만들어가는 만남과 배려의 공간”이라며 “보통 음식의 품격 하면 프랑스를 먼저 떠올리지만 유럽 음식의 원류는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음식은 로마제국이 전 유럽으로 문명을 전하기 전까지 서구 사회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자랑했다. 사시사철 따뜻한 기후로 산출이 풍부하고 뛰어난 ‘소프트 파워’와 맞물려 품격 있는 음식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시대가 원하는 식당
한국에서도 품격 있는 식당을 웰빙의 공간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생겨나면서 <보나베띠>의 전망이 밝다는 것이 조 대표의 판단이다.
조 대표는 “세대변화의 흐름을 주목했다. 젊은 세대의 인구 자체는 점차 줄고 있지만 서구적인 음식문화에 친숙하다. 또 지갑을 직접 여는 연령대는 아니지만 직장이나 가정 안에서 식당을 고르는 역할을 한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은 한식을 먹여야 속이 편한 기성세대와 달리 주도적으로 먹는 시간과 공간을 즐길 줄 안다. 품격 있는 이탈리아 식당의 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음식 프랜차이즈 사업의 관건은 타겟 고객층에 대한 이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내가 이탈리아 식당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세대를 막론하고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라면 자녀의 행동이 잘 이해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며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면 연령이나 사회적 배경이 다르더라도 상대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드라마 ‘응사(응답하라1994)’를 보면 대학교 수업 시간에 한 남학생이 갑자기 일어나 나가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 모습을 본 교수는 학생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드라마는 교수가 아닌 남학생의 관점에서 사건을 보여준다. 이 학생은 ‘썸 타는’ 관계에 있는 여자 후배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오빠 동생 하는 사이를 진전시키고 싶은데, 지난번에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후배가 크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의 임원을 지냈던 조 대표는 존중과 배려가 만들어낸 웅진식품의 혁신을 소개했다. 그는 “아침햇살, 초록마을, 가을대추, 하늘보리가 후발주자 웅진에서 나왔다. 당시 기준으로 파격적인 이름을 붙였다. 아무도 음료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던, 평범하지만 건강에 좋은 재료를 썼다”며 “리더가 천재라서 이뤄낸 혁신이 아니다. 사원들이 자유롭게 제안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원들이 CEO를 어려워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성별과 학력으로 차별하지 않고 기여한대로 평가했다. 조직의 좋고 나쁜 요소는 빠르게 전염된다. <보나베띠>도 당시 웅진그룹처럼 긍정의 미학이 충만한 상태”라고 말했다.

▲ (주)꼬레뱅 보나베띠 조동천 대표ⓒ사진 황윤선 기자

개인이 만드는 조직
조 대표는 편견을 버려야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호신뢰라는 공동체 정신을 회복해야 진정으로 품격 있는 음식문화가 나온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조 대표는 “신종 전염병에 대처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단적인 예다.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느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불안감만 키웠다. 잘 대처하면 작은 피해로 끝날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각종 괴담이 난무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며 “품격 부재의 사회라는데 품격은 갑자기 나오지 않는다. 상당수 정치권과 종편 등 일부 매체는 품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국익을 자주 강조하는데, 개인이 좋아져야 국가가 좋아지는 거다. 개인이 모여서 국가를 이루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주체성보다 객체인 국가가 앞서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식당의 진정한 품격 역시 개인의 존중과 배려에서 나온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쟁은 필요하지만 뒤쳐졌다고 해서 무시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수렵사회에서는 사냥에, 농경사회에서는 농사기술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경쟁에서 이겼을 것이다”라며 “마찬가지로 현대사회에서 경쟁에서 앞서간다는 이유로 약자를 무시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현대 사회는 이전 사회와 달리 복합적이고 다층적이다. 그러므로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라고 말했다.

또 “식당 서비스도 직원이 무릎을 꿇고 서비스한다거나 주방장이 나와서 술 한 잔 받고 들어가는 모습은 품격이 아니다. 좋은 재료를 쓰고 인테리어를 잘 하는 것도 기본에 해당할 뿐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이보다 중요한 점은 고객에 대한 존중과 배려다. 사람을 존중하고 100세 시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보나베띠>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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