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이 품격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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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품격의 원천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5.07.31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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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땅 공재기 회장
▲ (주)에땅 공재기 회장ⓒ사진 황윤선 기자

Break Time 품격이 빚어낸 공재기 회장의 말말말

“잠이야 죽으면 실컷 잘 거 아닌가.”
늦게까지 활동하다가 자고, 일찍 일어나 운동하려면 피곤할 때도 있지만 시간이 아까워 더 자지 못한다며.
“퇴근했다고 TV 앞에 앉지 않는다.”
업무를 마치고 회사를 나오면 집으로 가서 쉴 수도 있지만 항상 여러 상권을 돌며 보고 느끼고 생각한다며.
“10년 후에 나 만나기 어렵겠지만 최 기자는 예외로 해줄게”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브랜드의 품격을 유지하려면 먼 미래를 계획하는 원대한 목표가 필요하다며.

“메르스 때문에 아쉽게 중단했어.” (주)에땅 공재기 회장은 본인은 인정하지 않지만 적잖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활력이 넘친다. 매일 새벽이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어나 운동하고 집 앞을 지나가는 경비 및 청소 인력들에게 반갑게 인사한다. 그가 생각하는 소통의 대상은 가족과 회사 직원을 넘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이나 직급을 가리지 않는다. 공 회장은 주먹을 마주치는 이른바 ‘오바마 인사법’을 애용했는데 전염병 ‘메르스’로 잠정 중단했다며 밝게 웃었다.

정성의 차이가 품격의 차이
공재기 회장이 이끌어가는 (주)에땅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외식 브랜드들을 운영한다. <피자에땅>, 구운 치킨 <오븐에 빠진 닭>, 족발전문점 <본능족으로>, 프리미엄 분식점 <투핑거스>, 일식 <돈돈부리부리> 등이 (주)에땅의 브랜드다.
싸고 맛있는 음식은 말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만들기란 어렵다. 갈수록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지는 고객의 입맛을 맞추려면 원가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공 회장은 같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라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공 회장이 생각하는 음식의 품격은 정성에서 나온다. 그는 “음식에 혼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입으로만 먹지 않는다. 오감을 통해서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며 “이 때 만든 이의 정성이 얼마나 담겨 있는가에 따라 품격이 느껴지게 된다. 정성은 ‘메르스’보다 전염성이 강하다.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통해 고객이 감동할 때 그 음식의 품격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정성을 강조하는 방침에 따라 (주)에땅의 가맹점주 교육과정은 기술보다 진정성을 훨씬 더 중요하게 다룬다. (주)에땅의 브랜드들이 적정 재료비를 지키면서 높은 고객 만족도를 유지하는 비결도 바로 정성에 있다. 잘못 배운 기술은 바꿀 수 있다. 고객도 기술적인 실수는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정성이 없는 서비스는 수많은 고객을 떠나게 하는 지름길이다. 같은 재료라도 청결을 유지하고, 상태를 관찰하고, 시간을 지키는 정성이, 잘 요리하는 기술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품격의 놀라운 전염성
공 회장은 CEO인 자신부터 품격 있는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한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에서 일하는 직원과 점주, 그리고 협력업체와 (주)에땅을 이용하는 고객들까지 품격을 갖추고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려는 바람이 있다. 공 회장은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피트니스와 수영, 조깅, 사우나를 한다.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집으로 가지 않고 여러 상권을 돌며 시장의 흐름을 읽는다. 젊은 고객이 주를 이루는 상권을 주로 가며 (주)에땅의 젊은 직원들과 거리감 없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 집에 들어갈 때가 잦은데, 그런 상황에서도 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지식을 쌓는 일에도 열심이다. 얼마 전까지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운영하는 KFCEO 명품과정 제2기생으로 강의를 들었다. 16주 과정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고, 마주치는 사람들에게는 나이와 직급을 가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 교류했다.
공 회장의 이런 노력 덕분에 (주)에땅의 직원들도 품격 있는 모습을 항상 보여준다. 회사에 손님이 오면 지나가는 직원들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더구나 어디서 온 손님인지 다들 알고 있다. 건물 입구부터 환영 문구를 붙여놓고 미리 동선을 계획해 중간 지점마다 안내 표지를 해놓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주)에땅만큼 손님을 배려하는 프랜차이즈 기업도 드물다. 다들 바쁘고 그 와중에 남을 배려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CEO가 먼저 나서서 실천하고 능력보다 품격을 먼저 주문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 (주)에땅 공재기 회장ⓒ사진 황윤선 기자

품격의 끝은 어디인가
공 회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일찍 시작한 편이 아니다. 많은 퇴직자들이 그렇듯 그 역시 뒤늦게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게다가 사회 변화의 흐름에 둔감할 수 있는 군인 출신이다. 그런데도 젊은 층이 좋아하는 피자를 선택했고, 트렌드를 읽어내는 부단한 노력으로 성공을 이뤄냈다.
그는 “직장생활 할 때부터 젊은 사람들이 피자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피자 시장이 커지겠다고 생각했다. 특전사와 포병장교를 했고 베트남까지 다녀온 패기로 사업을 벌였는데 쉽지 않았다”며 “여러 번 고비를 넘기고 국내 최초로 피자 하나를 주문하면 하나를 더 주는 ‘원 플러스 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음식의 품격을 유지하려고 갖은 시도를 해서 여기까지 왔다. (주)에땅을 아껴준 고객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더 좋은 배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 나이가 일흔이 다 되 가고 사업도 본 궤도에 올랐으니 이제 좀 쉬엄쉬엄 하라고 권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기에 마지막까지 도전할 생각”이라며 “(주)에땅의 브랜드가 품격을 갖췄다고 하지만 완결성을 더할 여지가 있다. 그렇게 국내 사업을 단단하게 한 뒤에 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 사람들이 갈수록 한국식 피자를 자주 찾는다. 한국에서 했듯이 내가 먼저 다가가면 소통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먼저 바뀌어야 조직이 바뀌고 사회가 바뀐다. 품격이 필요한 세상이다. (주)에땅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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