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커피>를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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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커피>를 경험하다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5.05.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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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을 지나가다 우연히 <말리커피>를 보게 됐다. 자연스러운 내부 분위기를 연출하고, 밥 말리라는 유명인의 이미지를 입혀 친숙함을 더한 아담한 공간을 통해 공간 연출 디자인을 한 수 배워보고자 한다. 카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말리커피>의 공간 디자인을 한 번쯤 탐방해볼 가치가 있다.

자연스러운 공유를 꿈꾸는 공간
<말리커피>는 ‘밥 말리’의 아들 로한 말리가 직접 운영하는 자메이카 농장에서 생산된 블루마운틴 원두를 사용하는 커피프랜차이즈 브랜드다. ‘밥 말리’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도 강한 주목성을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Yellow 컬러를 선호하기 때문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 자연스럽게 계단을 올라간 필자는 이미 카메라를 꺼내 공간을 사진에 담고 있었다. ‘밥 말리’하면 ‘One-Love’라는 문구와 ‘자유’라는 단어가 함께 떠오른다. 아마도 ‘밥 말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연상할 수 있는 ‘밥 말리’만의 유일한 감성은 자연스럽게 이 브랜드의 콘셉트가 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 콘셉트가 공간에 어떻게 담겨있을지 둘러보며 커피 한잔을 주문했다.

내부는 독특했다. 특히, 홀에 구성되어 있는 자유로운 형태의 가구들은 그야말로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강조하고 있었다. 손님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낮고 동그란 테이블과 의자는 자유롭게 휘어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사용하는 사각형태의 테이블의 느낌과는 색다른 차별성을 볼 수 있었다. 브랜드 콘셉트라는 것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말리커피>가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공유라는 감성콘셉트가 공간과 고객의 조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으니 그 브랜드력은 충분히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유명인의 감성을 이용한 브랜드
<말리커피>는 ‘밥 말리’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를 자신의 브랜드에 사용했다. 어쩌면 그 자체이고 전부일지 모른다. 이처럼 유명인을 매개로 하는 전략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주변에 제법 많다. 쉬운 예로 <나이키>는 ‘마이클 조던’ 덕을 충분히 보았고, 최근 <오드리 햅번> 카페도 그러하다. 이 전략은 어렵지 않게 고객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브랜드의 콘셉트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많은 브랜드들이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는 브랜드 콘셉트를 빠른 시일 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상당히 난해하거나 어려운 브랜드 콘셉트를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인 어필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명인이 가진 유일한 감성이나 이미지를 브랜드에 활용하면 이 부분의 난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밥 말리’와 ‘오드리 햅번’만 보더라도 이름만 들었을 뿐인데 그 이미지가 너무도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말리커피>는 이태원이라는 상권에서 쉽게 브랜드 콘셉트를 소비자에게 알렸다.

브랜드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Furniture
가구를 구성한다는 것은 공간이라는 큰 틀 안에서 소비자와 가장 가깝게 밀착되어 있는 것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가구 구성은 예산편성의 마지막에 계획되기 때문에 구색 맞추기식 구성이 될 때가 많다. 공간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도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다. 공간의 무드만 잡으려고 하다가 실제적으로 소비자가 자주 사용하는 가구에서 실패를 하는 사례가 많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어떻게 맞췄느냐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다.

<말리커피>는 가구 구성이 브랜드 콘셉트를 잘 보여주는데, 그 특징 중 하나는 일단 가구배치 간격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 넓은 편이다. 업주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좌석을 확보해서 공간대비 수용인원은 늘리려는 전략을 많이 사용하는데 때로는 이 전략이 고객에게 불편을 주기도 한다. 서로 너무 가까운 가구 배치 때문에 여유를 즐길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말리커피>는 자유로움을 제대로 소비할 수 있는 가구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말리커피>의 가구는 곡선과 원 형태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들이 앉았을 때 상당히 자유롭게 보인다. 또한, 대부분 좌석이 낮아 카페에 들어서면 좀 더 넓고 이국적인 느낌이 호감으로 다가온다.

카페 디자인의 생명인 Bar 디자인의 완성도
카페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먼저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곳을 고르라고 하면 단연 Bar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소비자들이 Bar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Bar를 몇 번이나 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Bar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우선 레스토랑에 비유하자면 완전히 개방되어 있는 커피 주방이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의 경우 요즘 오픈키친이라고 해서 반 개방된 형태의 주방을 자주 보게 된다. 아무리 오픈 키친이라고 해도 레스토랑은 어느 정도 보호되는 디자인을 한다. 하지만, 카페는 완벽하게 개방되어 있는 형태다.

커피주방의 생명은 시각적인 깔끔함과 멋을 살리면서 심플하고 짧은 작업동선을 설계하는 것이다. 또, 청결은 레스토랑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임에도, 어떤 브랜드에서는 홀 쪽에서 면적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주방을 과감하게 축소하는 설계를 하기도 한다. 아무리 최소화해도 홀에서 얻을 수 있는 면적으로써의 장점은 크게 없다. 또한, 좁고 불편한 커피 주방은 바리스타에게 고통을 주고, 깔끔하지 못한 작업동선은 메뉴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커피 주방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라면 메뉴를 해결하기 위해 구입하는 장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고, 하나의 메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작업 흐름도 함께 이해할 줄 알아야 커피 주방의 완성도는 높아질 수 있다. 시각적인 효과는 그 다음 문제이다.

개인 작업자를 배려한 창가 테이블 연출
카페에서 발생하는 잔잔한 소음이 오히려 조용한 공간에서보다 집중력에 도움을 줘서 작업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져서 인지 많은 사람이 카페에서 작업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필자 역시 이 글을 카페에서 작성하고 있으니까. 작업을 위해 방문하는 고객이나 싱글 고객들을 위한 좌석은 창가를 향해 있다. 하지만, 브랜드마다 창가좌석을 보여주는 느낌은 다르다. <말리커피>는 창가좌석을 다른 높낮이를 이용해서 리듬감을 줬고, 두 좌석마다 테이블 스탠드가 배치되어 있어 홀로 앉아 집중할 수 있기에 제법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 단순히 Bar높이의 1인 좌석을 일렬로 배치한 다른 브랜드와는 확실히 느낌부터가 다르다. 이런 점에서 <말리커피>를 찾은 소비자들을 다각도에서 만족시킬 요소들이 충분한 이 브랜드에 별점 5개를 주고 싶다.
 

 

 

로이스디자인연구소의 이종석 대표는 서울예술대학교 실내디자인과 및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친환경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로이스커피> 대표이자 로스팅 바리스타인 그는 커피 칼럼니스트 및 카페 창업 디자인 강의로 예비창업인들의 창업을 돕고 있다.
e-mail lois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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