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코칭 ‘홀이라서 모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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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코칭 ‘홀이라서 모르는데요’
  •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 승인 2024.0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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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점주들은 직접 직원을 살피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소양 교육과 멘트 교육, 서비스교육은 필수적인 교육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제공되는 음식점이라 할지라도 고객 응대가 미숙하다면 고객이 재방문할 이유는 없다. 이번 호에서는 직원들의 서비스교육에 대해 알아본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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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의 추어탕 식사를 위해서 선별한 ‘추어탕 맛집’을 찾았다. 추어탕만으로도 다른 음식점에 비해 1~2,000원 비싼 가격, 정식으로 식사하면 2만 원이 넘는 돈을 지출해야 하는 식당이다. 찬들도 한정식처럼 꽤 넉넉하다.

1식 8찬, 2만 원 정도의 돈이면 그냥저냥 좋은 편이다. 생선과 간장게장은 구성의 퀄리티를 보장해 주고 있다. 내심 기대가 된 식사였다. 음식점은 주인장의 공(公)이 상당하게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기물은 모두 방자 유기를 사용하고, 채소는 또 ‘아쿠아포닉스(물고기 재배공법)’를 활용한 채소를 내어 주고 있다.

거기에 강황밥, 직접 만든 소스까지 얹었으니 수고로움은 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 수고로움은 두가지 이유로 시들어 버리고 말았다. 

 

성의 없는 점포의 서비스
첫 번째, 정성들인 메뉴가 ‘Hot is Hot, Cold is Cold’가 지켜지지 않았다. 따뜻하게 제공되어야 할 튀김과 생선구이는 상온에서 제공되었고(만든지 시간이 지난), 시원해야 할 샐러드도 상온에서 제공되어 신선함을 잃었다. 제공되기 전까지 공들인 모습은 보였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고객들의 입맛을 망침으로써 결국 제로 베이스(Zero Base)가 되는 형국이었다.  

두 번째, ‘연근무침’의 연근 색감이 궁금했다. 노랗게 제공된 연근. ‘이건 유자 소스로 물들인 것일까? 아니면 치자 물일까?’ 궁금해졌다.(소스는 유자 소스였고, 연근에서는 색만 노랄 뿐 유자의 향이 나지 않아 질문했다) 그래서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질문했다. 

“혹시 연근은 어떤 소스로 물들였어요?” 직원은 친절하게 답했다. 
“모르겠어요. 저는 홀이라서요.”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필요
답변에 더 이상 추가 질문은 필요 없었다. ‘주방에 가서 물어 달라는 것도, 혹시 알아봐 줄 수 있냐고 묻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정도의 답변이면 추가로 질의응답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 만무하기 때문이다. 답변이 명언이었다. 

고객은 ‘뭔가를 잘 모르거나, 필요한 사항이 생기거나, 직원의 도움을 받을 요량’이면 홀과 주방을 사장도 구분하지 않는다. 홀이든, 주방이든 사장이든 고객은 직원으로 보기 때문이다. 유니폼을 착용한 모두가 직원이기 때문이다.

주방 직원에게 ‘화장실이 어디 있냐?’고 물을 수도 있고, ‘물을 가져다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직원은 모두 직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스가 뭐냐’고 묻는 고객의 질문에 ‘홀이라서 모른다’는 직원의 대답은 이해가 가질 않고 상식에 벗어난 답변이다.

하지만 최근 많은 음식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외국인 노동자로 교체되는 현시점에서 더더욱 불거지는 문제이기도 하다. 

 

내실있는 서비스로 고객 잡아야 
6만 원이 넘는 돈을 계산하고 나오면서 불쾌감은 덤으로 받은 상황이 자못 아쉽고, 걱정됐다. 경기가 나빠져 외식과 가정의 식자재비 지출을 줄이고 있다.

그래서 평년 12월보다 예약 건수도 줄고, 매출도 줄고 있다. 자칫 이것이 외부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 내부의 문제가 있지 않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혹시 연근은 어떤 소스로 물들였어요?” 질문에 

‘네, 제가 잘 모르는데 주방에 가서 확인하고 말씀드릴게요.’라고 멘트를 했으면 어땠을까?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골목식당 우문현답』, 『외식경영노하우』, 『직장인 레시피』 등의 외식경영 관련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현재 외식기업 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외식업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와 외식의 기본인 QSC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외식업에 한가지라도 기여를 하고 죽자는 생각으로 외식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외식기업을 운영하고, 외식관련 글을 쓰고 있다. ‘외식 좀 하는 남자’가 되고자 한다고 한다.   e-mail jinair21@naver.com, 블로그 blog.naver.com/jinair21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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