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산업의 지속가능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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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산업의 지속가능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
  • 임나경 편집국장
  • 승인 2023.0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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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교수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프랜차이즈경영학 석사과정(FC MBA) 주임교수

새로운 물결이 우리의 삶에 빠르게 스며들었다. 비단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물결이 거세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보편적인 상식으로 정착되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초연결은 소통의 방식을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시켰다. 세상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차원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 방식의 효용은 힘을 잃고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유통채널에 효용을 인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프랜차이즈산업 또한 그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언젠가는 물러가겠지만 코로나가 남기고 간 자리에 들어선 낯선 풍경과 새로운 질서가 아직은 혼란스럽다.

이성훈 교수  ⓒ 사진 창업미디어그룹 DB
이성훈 교수 ⓒ 사진 창업미디어그룹 DB

 

소비 패러다임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 
많은 전문가는 2023년을 암울하게 전망하고 있다. 영원할 것 같은 저금리가 방향을 틀어 몇십 년 만에 고금리의 시대를 열며 서민들의 지갑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심상치 않은 물가는 틈만 보이면 바로 오를 채비를 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어 불안하다. 킹 달러와 환율이 서민의 삶에 어두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울 것이라고 불과 몇 해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다.

주식은 반 토막 나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신세계를 꿈꾸던 코인은 젊은이의 꿈을 완벽하게 박살 내버렸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장기 불황의 굴레로 빨려 들어갈 수도 있겠다는 전망은 더욱 서민 경제를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의 가처분소득은 저성장 기조와 맞물려 더욱 떨어질 것이다. 팍팍한 수입 중 많은 부분이 은행에 이자로 흡수될 것이고, 그 이자라는 것이 자산가의 지갑을 더욱 두껍게 만들어주는 블랙홀이 될 것이다. 이는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를 말한다.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임을 얘기한다. 수입에서 식료품 구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엥겔계수가 20여 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고가 있다.

소비자들이 이제 더 저렴한 소비를 위한 탐색에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고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자산가들은 넘쳐나는 화폐에 더 고급스러운 소비를 지향할 수 있겠다. 소비 패러다임의 양극화가 심화할 조짐이다.

 

고객 맞춤형 제안 시대 보편화될 것
코로나시대가 열어젖힌 비대면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장착한 유통 무기들의 경연장이 되었다. 프랜차이즈업계에도 멀게만 느껴졌던 키오스크가 보편화되었고 이를 넘어 로봇이 주방을 담당하고 홀 서비스를 수행하는 매장도 심심치 않게 늘어나고 있다. 무인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이는 고용을 줄이는 효과와 더불어 절감된 비용을 바탕으로 한 생산성이 저가격을 실현하는 새로운 수익모델로 진화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모델은 저차원의 흥미 위주 퍼포먼스였다면 향후 1~2년 안에는 진화한 로봇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고 고객에게 완벽한 맞춤형 제안을 하는 시대가 곧 보편화될 것이다. 특히, 프랜차이즈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외식업의 변화는 현기증 날만큼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업태 간 재편과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푸드테크는 원재료부터 생산과 조리, 주문과 결제, 딜리버리 등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건강한 식재료와 투명한 생산과정을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는 것은 핵심 가치다.

단지 구호가 아니라 푸드테크는 소비자에게 가장 완벽한 식품을 제공하는 기술의 총체다. 로컬푸드를 넘어 스마트팜은 생산과 소비의 동시성을 구현할 것이다. 자동판매기 수준에 머물렀던 식품 제공 방식은 유명한 셰프의 요리를 능가하는 로봇의 등장으로 더 빠르고 더 위생적으로 고객 한명 한명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제공할 것이다.

매장이든 온라인이든 구매와 동시에 결제가 이루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 수많은 인공지능이 도움을 줄 것이다. 딜리버리 과정은 단순히 제품을 배달하는 차원을 넘어 배달과정에서 생산하며, 고객의 문 앞에서 최종 생산을 완료하고 바로 제공할 것이다. 외식업과 서비스업, 유통업의 전통적인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에 업태 간 융합은 필연적이다. 이제 구분 자체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편의점에서 치킨을 조리해 팔고, 치킨집에서 장을 보고, 무인 빨래방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시대에 업태 구분은 공무원이 세금을 걷기 위한 편의에 불과하다. 전기차 시대에 충전소는 마트가 될 것이고 농장이 은행으로 들어갈 수도 있겠다. 푸드테크는 업태 간의 재편과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제안할 것이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전통적인 역할 변화에 주력
지속가능한 프랜차이즈산업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전통적인 대면 점포 영업을 특징으로 하는 오프라인 채널인 프랜차이즈산업이 온라인 채널에 그 영역을 일부 내어 줄 것이긴 하지만 매장 자체의 용도 폐기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매장 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친서민 채널인 프랜차이즈가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소비의 양극화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서 프랜차이즈는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가성비와 경험을 제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 혁신은 내부에서 진행되며 고객의 발견은 혁신의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소비자와 어떻게 초연결하며 친밀감을 극대화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환경 이슈는 프랜차이즈산업이 반드시 넘어야 할 파고다.

거스르지 않고 친환경 이슈를 주도하며 환경에 가치를 부여하는 기업이 향후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전통적인 역할에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합하며 상생을 넘어 공생을 통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한다. 또한 푸드테크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업태의 변화와 융합은 프랜차이즈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약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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