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에서 배워라
상태바
노포에서 배워라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2.12.14 1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페셜특집Ⅰ노포에서 배우다 : Special Interview
안병익 식신 대표이사

오래된 식당을 뜻하는 노포는 수 십 년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온 식당이다. 세월만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 노포는 현재 어려운 시기를 겪는 외식업계에 살아있는 지침서가 되고 있다. 맛은 물론 음식에 대한 철학, 운영방식 등 노포만의 장점을 배울 시간이다. 

 

안병익 식신 대표이사   ⓒ 사진 창업미디어그룹 DB
안병익 식신 대표이사 ⓒ 사진 창업미디어그룹 DB

Q. 노포라고 일컫는 음식점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노포의 기준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나 대략 50년가량의 역사를 지니고 음식 하나에만 집중한 식당을 일컫습니다. 하지만 노포를 단지 세월로만 설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매력이 있는 집이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가게를 뜻하는 노포는 오랜 맛을 유지하는 식당으로 맛뿐만 아니라 추억을 선물하는 곳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Q. 노포의 대체적인 공통된 특징이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나요?
식당의 메뉴가 많지 않고 대표메뉴 하나에 집중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유지되는 식당이기 때문에 다소 분위기가 허름하고 편의시설이 부족한 면이 있지만 음식 맛은 뛰어납니다.

또한 주인이 직접 일하는 경우가 많아 주인장이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새벽같이 나가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식당이 오래 유지되는 까닭에 직원들 역시 근속 년 수가 긴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손님들뿐만 아니라 직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Q. 맛은 좋은데 서비스가 좋지 않은 노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떠한가요?
노포가 모든 면을 만족시키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노포로 유명한 집일수록 서비스가 형편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욕쟁이 할머니 식당의 경우 손님에게 욕을 하고 조금은 불친절해도 손님들은 가게를 찾습니다.

이유는 맛이 있기 때문이지요. 망하는 식당의 이유는 서비스가 나빠서가 아니라 맛이 없기 때문입니다. 맛있어서 사람들에게 오래 사랑받고 유지되는 식당이 노포인 이유입니다.   

 

Q. 노포가 즐비한 일본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일본의 경우 식당 일을 장인으로 인식해 전문가로 바라보고 가업의 전승을 보편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큽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힘든 식당업을 대를 이어 간다는 개념이 희박했고, 이어받는 후대 역시 드물었습니다.

또한 서울의 재개발공사로 인해 구시가가 헐리면서 노포들 역시 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여기에 투기 바람과 개발 광풍이 불면서 노포라 일컫는 식당들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Q. 노포의 인수자나 후손이 창업자의 실력, 마인드를 따라가지 못해 노포의 명성을 잃게 만드는 일이 있는데 이를 방지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창업자가 진정한 장인정신을 가진 적절한 후계자를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노포의 가치가 상승해 정부에서도 노포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기청의 경우 30년 이상된 가게 중 경영자의 혁신 의지, 제품·서비스의 차별성, 영업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백년가게’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선정된 노포에는 운영지원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의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업 전승의 영예로움을 응원하는 다양한 방책이 필요하고, 후계자가 양성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시대의 흐름에 따라 노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말에 개인적인 생각은 어떠한가요?
노포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유지되기 위해서는 맛 하나에만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포가 전 세대에 걸쳐 사랑받기 위해서는 맛 이외에 서비스나 환경, 위생에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맛 역시 시대에 흐름에 따라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조금씩 변화했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은 시대와 호흡하며 성장하듯 노포 역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적절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