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요리가 완성되었다고, 좋은 음식점이 완성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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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요리가 완성되었다고, 좋은 음식점이 완성되지 않는다
  • 박사 박진우
  • 승인 2022.10.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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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우리 음식점에서 완성된 메뉴를 돋보이게 할 것들은 무엇인지 찾아내고 발견해서 새롭게 메뉴와 결합해 보았으면 한다. 그래야 음식점은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보편화된 메뉴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이 말이 더욱 와 닿는다. ‘좋은 요리가 완성되었다고, 좋은 음식점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100% 맞는 말이면서, 100% 틀린 말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시대가 그렇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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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가 전부, 100% 맞고, 100% 틀린 말
긴 시간동안 외식업을 하면서 선배나 상사로부터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맛있게 해라, 손님한테 잘 하고”, “맛이 전부다”, “음식점에 맛 말고 뭐가 더 있어? 맛있게 하면 되지”라는 말. 이 말들이 완성되기까지 선배나 상사들은 무수한 시간과 싸우면서 몸으로 겪고 생각으로 완성한 말일 것이다. 또 외식업을, 음식점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는 말이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해서 반박할 이론적 근거도 없다. 

나 역시 외식업의 본질을 QSC로 정의하며 QSC를 가장 강조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아니 QSC 신봉자다. 하지만 이 말들은 100% 맞고, 100% 틀린 말이기도 하다. 나 역시 외식업의 본질인 메뉴는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하고 業에서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과거 음식점의 성공방정식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같을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음식점에는 ‘메뉴의 맛’ 이외에도 갖추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말은 100% 맞는 말이지만, 100% 틀린 말인 것이다. 

TV에서 보여지는 훌륭한 셰프들이 하는 음식점이 왜 망하고, 폐점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선배의 논리대로라면 ‘맛있는 메뉴’, ‘훌륭한 메뉴’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많은 유명 셰프들이 좋은 메뉴를 가지고 실패하는 이유가 있음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외모가 출중하고, 남들보다 많은 재력을 가진 이들이 왜 결혼과 사업에 실패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모와 지성, 대한민국 최고의 재력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결혼에 실패하고 사업에도 실패하는 경우를 미디어를 통해서 자주 접하게 된다.

외모, 지성, 재력, 권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혼생활을 할 만큼, 사업을 확장할 만큼의 다른 재능과 면모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가 특출 나다고 해서 성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중 한 요소일 뿐이다.

 

음식점은 메뉴로 시작하지만 메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음식점의 메뉴구성은 맛과 더불어 가격, 모양, 기물, 비주얼, 양 등 갖춰야할 다양한 요소가 있다. 메뉴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감성을 전하는 분위기, 감각을 일깨우는 인테리어, 마음을 적시는 음악, 가정과 다르게 제공되는 음식의 기물까지 여러가지가 균형감을 가지고 잘 어울림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완벽한 요리 하나를 가지고 음식점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공식은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많은 분들이 ‘음식의 맛’에만 집착하고 다른 것들은 소홀히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최고의 맛이 완성되었다고 은근한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 함몰되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음식의 맛은 극히 주관적인 요소이다. 최고의 맛과 최저의 맛을 구분하는 것은 오로지 주관성에 기인한다.

특히 최근 메뉴 레시피는 공유되고, 공개되고, 사람들을 따라서 전파되어 메뉴가 평준화되고 있다. HMR 제품과 RMR제품, 밀키트까지도 레스토랑 못지 않은 맛으로 음식점을 위협하고 있다. 그만큼 음식의 맛은 보편화되었다는 것이다. 이 맛의 주관성과 보편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음식은 경우에 따라서 맛을 달리한다. 누구와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음악을 들으며, 어떤 컨디션에서, 어떤 목적으로 먹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진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뷰맛집, 인테리어맛집, 음악맛집, 감성맛집 등의 용어가 등장하는 이유도 ‘음식의 맛’으로만 음식점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메뉴 한 가지로 음식점을 평가하는 것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무패장사』의 저자 박호영님은 ‘맛 = 맛있다 말고 ‘맛=맛있게로 바꿔보면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식당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분위기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 통찰력 있는 생각이다. 음식점은 ‘맛있게 먹는 분위기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로지 한 가지 ‘메뉴의 맛’에만 집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미래에 만들어가야 할 음식점의 성공 요소들
우리는 이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음식점을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첫째 고객이 훌륭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직원들의 상황에 맞는 테크닉 있는 서비스, 완벽하게 갖춰진 위생 환경, 소품·인테리어를 통한 감각의 전달, 감성에 젖거나 기분의 흐름을 맞춰주는 음악,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조도와 속도, 메뉴가 담긴 기물과 음식의 비주얼, 합리적인 가격의 제시,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이 있는 공간, 다른 공간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비일상적 경험 등 너무 많은 요소를 결합해서 음식점을 재창조해야 한다.

음식점은 메뉴로 시작하지만 메뉴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음식점의 메뉴는 상황에 따라서 그 맛을 달리한다. 메뉴로 시작하지만 다른 요소와 결합해서 성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배나 상사가 내게 전해주었던 “맛있게 해라, 손님한테 잘 하고”, “맛이 전부다”, “음식점에 맛 말고 뭐가 더 있어? 맛있게 하면 되지”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최근 『좌충우돌 직장인 레시피』 , 『외식 경영 노하우』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외식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가 최우선임을 강조한다. 고객만족보다 직원만족, 수익보다는 고객가치, 마케팅보다는 QSC에 집중하며 이것이 진정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 유수의 대학에서 외식경영과 외식문화를 강의했으며, 대기업을 비롯해 외식CEO들의 강의 요청으로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mail jinai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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