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외식 판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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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외식 판에서 살아남는 법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2.1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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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생존 법칙』

저자  조상철
(주)피에이치오코리아 이사
신한대학교 겸임교수

 

긴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창업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생존이란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장사는 망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지만 지금은 분명 전과는 다른 생존의 법칙을 세워야 한다고 조상철 저자는 이야기한다.

지난 20여 년간 치열한 외식시장을 거친 저자는 자신만의 생존 법칙의 노하우를 습관의 법칙으로 풀어냈다. 생존을 넘어 잘 나가는 식당의 잠재력을 터득할 수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저자  조상철  ⓒ  사진 이현석 팀장
저자 조상철 ⓒ 사진 이현석 팀장

 

길에서 배운 외식업
조상철 작가는 20대 시절 부산 남포동에서 길거리 테이프 장사를 했다. 일명 길보드로 불리던 당시 2,000원에 판매한 불법 테이프는 불티나게 팔리던 창업 아이템이었다. 장사의 맛을 알아가던 조 작가의 눈에 들어온 건 오히려 주변에 있던 호떡 장사였다.

길거리 음식도 잘만 하면 대박이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은 그를 외식업으로 이끌었다. 장사보다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던 조 작가는 대학원에 입학해 외식업 관련 공부를 했고, 그 후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첫 외식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프랜차이즈를 거쳐 현재 백화점 영업일을 담당하고 있다. 오랜 시간 외식업에 있던 그가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올해 제 나이가 하늘의 뜻을 안다는 50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을 모르겠고. 이렇게 사는 게 맞나? 라는 의문이 들었죠. 그래서 그동안 경험한 제 일에 대해 재정비를 하고 싶었어요. 나의 생각이 맞는 건지, 나의 경험이 앞으로도 통할지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입니다.”

조 작가는 약 6개월간 책에 대한 구상을 마치고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글을 썼다. 당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시기였지만 시작했으니 빨리 끝내자란 생각이었다. 

조 작가는 예전과 달리 창업의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어려워져 창업에 대한 준비가 없으면 더욱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이 공존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저자  조상철  ⓒ  사진 이현석 팀장
저자 조상철 ⓒ 사진 이현석 팀장

 

습관의 힘
조상철 작가는 막연한 자신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업을 시작할 때 보통 ‘1~2억 정도 투자하면 되겠지’란 생각에 빠지는데 이는 큰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창업은 현실적으로 성공률이 낮고 장기전이며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결국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이유로 창업을 시작하면 대박 창업을 꿈꾸게 되고 빚을 지고서라도 시작하게 되는데 이는 도박과 같다고 그는 강조했다. 때문에 돈 이외 창업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창업은 내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외식업의 시작은 창업이 아닌 창직(創職), 즉 직장을 세우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기 위해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스펙을 쌓고 직장을 세우는 것이죠. 정년 없는 직장이니 얼마나 좋습니까.”

조 작가는 은퇴 후의 창업은 결코 보증수표나 로또가 될 수 없기에 정확하게 생계에 필요한 인건비를 정해놓고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창업은 나이에 상관없이 취업하기 위한 직장으로 내가 스스로 만든 직장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라고 이야기한다. 

책에서 조 작가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하지 않는 것,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을 꾸준히 잘하는 습관이 경쟁력이다’라며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금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작게 시작하고 오래 벌 수 있는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한다. 

“불확실성의 시대는 고정비를 가볍게 해서 매출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이익을 확보해 생존력을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작게 시작해서 일단 버틸 수 있도록 설계해놓고 생각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조 작가는 접객력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고객의 방문에만 집중할 것이 아닌 고객이 가게 문을 나설 때 어떤 마음으로 돌아가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해야 하는 접객 서비스는 사람의 언어, 표정, 태도, 마음가짐 등으로 모방할 수 없고 획일화된 접객 서비스는 진정성을 담기 어렵다고 말한다. 때문에 집객으로 이어지는 접객의 디테일을 서비스 프로세스, 고객의 시간 관리, 고객관리 등에서 찾으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고객을 유지하고 집객할 수 있는 방법은 브랜드가 되는 거에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딩은 창직한 이유와 의지를 지켜나가는 과정이죠. 외식업에서의 브랜딩은 매장 내에서 고객과 접점하는 모든 것들이에요. 매장이 고객에게 의미가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야말로 고객을 다른 매장으로 이탈하지 않는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저자  조상철  ⓒ  사진 이현석 팀장
저자 조상철 ⓒ 사진 이현석 팀장

 

Keep going!
조 작가는 창업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그 중의 가장 중요한 것은 이타성이라고 말했다. ‘손님 배가 부르면 내 배도 부르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마음, 기계적이 아닌 진정성 있는 미소를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

외식업은 타인을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업으로 그것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창업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란 속담이 있듯이 궁합이 맞지 않으면 오래 하기 힘들어요. 창직에서 아이디어, 자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앞으로 조 작가는 생존의 방법에 이어 대박 창업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다가올 10년에 대한 자신의 계획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끝으로 그는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수많은 외식업자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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