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의 공간적 기능과 감성적 기능 :어떤 공간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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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의 공간적 기능과 감성적 기능 :어떤 공간이 될 것인가?
  • 박사 박진우
  • 승인 2022.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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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지난 주말 점심 무렵 동네를 거닐었다. 식당이 밀집한 곳에 새롭게 오픈한 중식당을 보게 되었다. 오픈하게 되면 오픈에 대한 광고와 홍보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대표적인 수단이 배너와 전단지다. 이 중식당도 마찬가지. 배너가 세워져 있다. 광고 배너의 메뉴이름을 보고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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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중식당의 메뉴명은 이러했다. ‘짜장 6,000원, 짬뽕 7,000원, 탕수육 20,000원’. 이 배너가 서 있는 것이다. 이 메뉴의 이름은 기능적 네이밍이다. 어떤 설렘도 없는 단순한 기능적 혜택, 마케팅적 용어로 치면 일차적 욕구 해결이 가능한, 또 배고픔만을 해결하라는 초보적인 메뉴명이다. 배너는 ‘우리 중식당이에요, 짜장면 있어요’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음식점이 기능적 혜택만을 제공하는 곳도 있고, 있어야 한다.


음식점의 공간적 기능
코로나19 이후 ‘음식점의 공간적 기능’에 대해서 글을 제시한 적이 있다. 미래의 식당의 갖춰야 할 요소로 QSC+ 5S(안심, 공간, 감성, 경험, 스토리)로 정리했었다. 그중 안심과 공간과 감성, 경험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 고객들은 공간에 대한 안심을 가져야 하며, 공간에서 경험을 원하고, 공간에서 감성을 느끼길 바란다.

비단 공간뿐만 아니라 메뉴와 서비스와 인테리어에서도 감성을 느끼길 원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일차적 욕구가 아닌 이차적 욕구를 더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는 더욱 확산되어 가는 와중이다. 

최근 성공한 브랜드들을 보면 이차적 욕구에 충실한 경우가 많다. 가장 잘 아는 카페인 <스타벅스>도 ‘가정과 회사를 떠난 제3의 공간’으로 주목을 받았고 지금처럼 성장했다. 만약 <스타벅스>가 단순하게 ‘커피가 맛있는 집’으로 포지셔닝 되었다면 이 정도의 성장은 어려웠을 것이란 생각이다.

압구정에 있는 <웍셔너리>라는 중식당에 가면 이색적인 메뉴와 홍콩스러운 인테리어에 눈길이 먼저 간다. 메뉴의 맛보다 다른 취향에 더 눈이 가게 된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다.

마포에 위치한 <아이오유>라는 양식 레스토랑은 ‘뷰맛집’으로 통한다.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이 집을 선호하는 이유는 ‘뷰’에 있다. 뷰가 고객들의 마음을 통제하고, 뷰가 고객들의 생각을 사로잡는다. 이 역시 공간이 주는 감성이다. 

 

감성적 혜택과 비일상적 공간이 되어야 한다
모든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혜택은 기능적 혜택, 편익적 혜택, 감성적 혜택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음식점을 방문하는 이유는 기능적 혜택에 있기도 하고 편익적 혜택에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 트렌드는 철저하게 감성적 혜택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메뉴와 서비스의 퀄리티는 평준화 수준에 이르렀고 위드코로나 시대, 감소된 외식의 횟수는 좀 더 특별한 외식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취향 존중’의 흐름과도 무관치 않다고 판단한다. 

또한 외식은 철저하게 비일상적 공간을 제공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고, 일상적인 일들로 채워져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하루 종일 일을 하며, 저녁에 와서 TV를 보고 산책을 하는 등 루틴의 일상을 지니고 살아간다.

따라서 외식이라는 음식점의 공간, 만남이 이루어지는 모임의 공간, 타인과 정을 나누는 공간의 음식점은 일상을 잠시 벗어나는 비일상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음식점은 특별함이 존재하는 ‘비일상적 공간’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비일상적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메뉴제공 기능만을 하면 안 된다.

직원들의 따뜻한 말과 세련된 행위로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서비스를 받게, 자주 듣지 못했던 아니면 듣고 싶었던 음악이 흐르고 있으며, 편안하고 넉넉한 공간과 인테리어 그리고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비일상의 제공이다. 

 

우리 음식점은 어떤가?
지나면서 보았던 ‘짜장면 6,000원’은 기능적 혜택과 일상을 제공하는 전형적인 형태이다. 메뉴이름을 보면서 가보지 않았지만 이곳은 ‘기능과 일상’을 제공하는 음식점임을 명확하게 인식했다. 메뉴이름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를 한참 동안 생각했다.

미래의 음식점은 기능적 혜택과 일상적 혜택에 집중할 때 생존하기 어렵다.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 훌륭한 HMR, 많은 제품이 놓여진 편의점과 마트, 시키면 바로 달려오는 새벽 배송의 밀키트 등이 그 기능적 혜택과 일상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우리 음식점이 감성적 혜택과 비일상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할지 고민해봤으면 한다.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최근 『좌충우돌 직장인 레시피』 , 『외식 경영 노하우』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외식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가 최우선임을 강조한다. 고객만족보다 직원만족, 수익보다는 고객가치, 마케팅보다는 QSC에 집중하며 이것이 진정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 유수의 대학에서 외식경영과 외식문화를 강의했으며, 대기업을 비롯해 외식CEO들의 강의 요청으로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mail jinair21@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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