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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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즐거움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2.08.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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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진사갈비> 연희점 유시열 점주

<명륜진사갈비> 유시열 점주는 고객의 상에 내는 세팅지 한 장에도 공을 들인다. 정갈한 세팅지에 포장 갈비 판매 홍보 문구도 넣으니 정중한 대접에 흡족한 고객은 포장 갈비도 선뜻 택한다. 유 점주는 고객이 갈비를 굽는 동안 읽을 거리가 될 수 있는 명문장도 세팅지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고객을 살피는 세심함은 매출로도 연결되니, 연희점이 장수를 누리는 것은 예정된 결과다.

명륜진사갈비 연희점 유시열 점주 ⓒ 사진  윤정원 기자
명륜진사갈비 연희점 유시열 점주 ⓒ 사진 윤정원 기자

 

오픈 5년째. 본사의 지침에 충실한 덕분에 매출 상위권이었던 연희점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면서 주목받았다. 유시열 점주는 코로나 팬데믹이 위기만은 아니라고 전했다. 매주 월요일 쉬기로 한 덕분에 에너지를 충전하면서 더욱 젊어졌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 하루 쉬면 1,000만원 정도 마이너스지만, 대신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가지면서 일하는 이유와 즐거움도 되찾았다. 유시열 점주에게 지금은 돈을 좇기보다 기다리는 시간이다. 

 

고객이 권한 브랜드  
연희점 유시열 점주는 독특한 계기로 <명륜진사갈비>를 오픈했다. 그전에 하던 옛날통닭집도 이른바 ‘대박집’으로 늘 문전성시였는데, 단골 고객 중 한 명이 <명륜진사갈비>를 권한 것이었다. ‘장사 즐겁게 하시던데 갈빗집은 더 재밌게 하실 것 같다’라던 고객은 알고보니 <명륜진사갈비> 영업사원이었다.

남다른 영업 방법에 흥미를 느낀 유시열 점주는 직접 가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직접 가본 <명륜진사갈비>는 기대 이상의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이미 식사를 한 뒤라 맛만 보자고 한 돼지갈비가 너무나 맛있었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이건 승부수가 된다’라는 확신이 생겼다. 하루 고민한 뒤 일주일 만에 가맹 계약을 체결한 때가 2018년, 이후 한자리에서 지금까지 5년째 운영 중이다. 

“돼지갈비는 향수입니다. 옛날에 먹던 그 맛과 느낌을 떠올려주니 대중성은 물론이고, 유행을 타지 않는 롱런 아이템입니다. 대박 통닭집을 운영하던 자신감이 있었고, 돼지갈비를 아이템으로 하면 더 사업을 잘 할 수 있을 거란 확신과, 삶의 가치도 찾을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습니다.”

 

명륜진사갈비 연희점 유시열 점주 ⓒ 사진  윤정원 기자
명륜진사갈비 연희점 유시열 점주 ⓒ 사진 윤정원 기자

내 가족처럼 
장사 잘 되기로 소문난 통닭집을 몇 년 씩 운영했는데도 돼지갈비는 또 달랐다. 통닭보다 몇 배 손이 가서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다. 쉴틈없이 몰려드는 고객들 응대까지 하려니 힘들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운영 노하우가 생겼다. 가장 큰 노하우는 고객에 대한 마음이었다.

“무한리필이라고 계속 주문하는데 처음엔 솔직히 아까울 때도 있었죠. 그러던 어느날 가족들과 무한리필 장어집에 갔는데 식성 좋은 가족들이 잘 먹으니까 가게 사장 표정이 안 좋더군요. 그때 깨달음이 왔습니다. 손해부터 떠올리는 사장의 마음을 고객이 모를까요. 이후 제 가게 오시는 고객들은 단 한 사람이 와도 내 가족처럼, 실컷 잘 먹고 가시도록 세심하게 챙겨드립니다.”

이어지는 리필 요청에도 유 점주는 오랜만에 찾아온 친인척처럼 반가워하면서 ‘나갈 때는 배 두들기며 가시라’라고 모신다. 사투리로 친근감있게 대하는 유 점주 모습에 연희점은 ‘오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온 사람은 없다’는 공식이 생길 정도가 됐다. 덕분에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도 잘 버티면서 장수 가맹점 반열에 올랐다.


장사의 묘미란 
연희점은 <명륜진사갈비> 가맹점 중에서도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슬기롭게 보낸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유 점주는 본사와 정부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명륜진사갈비>의 임대료 지원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사이에서도 이슈가 됐다.

여기에 유 점주의 경영 전략이 빛을 발했다. 과감하게 직원을 정리하고, 매장 운영 시간도 줄였고, 특히 가족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 정도로 지원한다면 나머지는 가맹점주의 몫이란 얘기다. 

“본사는 임대료 외에도 좋은 정보를 나눠왔습니다. 이렇게 하는 프랜차이즈가 있나 할 정도였어요. 이 정도 지원이 있었으니 내 가게 내 고객에게 감동을 안기는 건 점주의 몫이죠. 아내와 둘이 함께 운영하니까 매출은 적지만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 가게니까 더 열심히 하고, 고객 서비스도 넉넉하게 드릴 수 있었습니다. 고객의 칭찬이 돌아오니 더욱 힘이 나더군요, 돈버는 것도 좋은데 고객과의 유대관계가 깊어지는 걸 확인하니 일하는 게 더 재밌습니다. 이게 바로 장사의 묘미구나 싶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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