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만 개 중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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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만 개 중 1등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2.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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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스몰브랜드에서 배우다 : 덴티넘 <월간칫솔>

<월간칫솔>은 스몰 브랜드가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최소한의 리뷰 체험단으로 시작한 <월간칫솔>은 고객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으로 점차 이름을 알렸다. 상품성은 기본이며, 네이밍, 기획, AS, CS 등 고객들의 페인포인트를 읽고 만족과 감동을 안겼을 때 판매로 이어지고, 고객들의 반응이 왔을 때 광고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네이버스마트스토어에서 검색되는 175만 개 칫솔 중 1위를 차지한 <월간칫솔>은 스몰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덴티넘  월간칫솔 ⓒ 사진 업체 제공
덴티넘 월간칫솔 ⓒ 사진 업체 제공

 

세 달 쓰니 좋니 
덴티넘 <월간칫솔>은 “칫솔… 세 달 쓰니 좋니?”라는 카피와 함께 ‘월마다 바꾸는 칫솔’이란 새로운 콘셉트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카피와 종이상자에 담긴 12개의 칫솔에 고객들은 ‘뭐지’라는 호기심으로 찾아보다가 구매를 하게 됐다. 


이선형 대표는 “<월간칫솔>은 ‘치과의사가 추천하는 칫솔은 새 칫솔이다’라는 인터뷰에서 착안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칫솔을 세 달에 한번은 바꾸라는 위생 교육은 받았지만 실제로 실천하는 경우는 드물다. ‘세 달이 아니라 아예 매달 바꾸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이 대표는 칫솔을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각인했다. 6월에 5월이 새겨진 칫솔을 들고 있으면 바로 바꾸면 되니까 구강 건강을 더욱 잘 지킬 수 있게 된다.

덴티넘 월간칫솔 이선형 대표 ⓒ 사진 업체 제공
덴티넘 월간칫솔 이선형 대표 ⓒ 사진 업체 제공

 

지금까지 없던 칫솔 
덴티넘은 직접 연구하고 검증된 결과를 입증할 정도의 기술력과 자본력있는 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연구 결과로 고객을 현혹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다. ‘어떤 칫솔이든 닳으면 효과가 적다’, ‘새 칫솔이 더 플라그 제거 효과 좋다’라는 임상 연구 결과는 오랄비 같은 대기업이 밝힌 내용이다.

이 대표는 이런 연구 결과를 예로 들면서 고객을 설득했고,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플라스틱 대신 옥수수 전분 성분으로 칫솔을 만들어 달마다 바꿔도 사용하는 입장에서 쓰레기를 만든다는 죄책감을 줄일 수 있다. 그러면서 양치의 본질을 잊지 않도록 튼튼하면서 부드럽게 치석을 제거할 수 있는 스파이럴모를 사용했다. 

이렇게 하여 ‘지금까지 없던 칫솔’이란 점을 어필하여 상세페이지에 내용을 담았다. <월간칫솔>이라는 브랜드 네이밍에 ‘세 달 쓰니 좋니’라는 슬로건을 만들면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네이버스마트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한 때가 2019년 11월이다.

덴티넘  월간칫솔 ⓒ 사진 업체 제공
덴티넘 월간칫솔 ⓒ 사진 업체 제공

 

MZ세대 사로잡다 
마케팅 비용은 최소한의 블로그체험단, 그리고 세부 키워드 위주로 한 최소한의 검색광고였다. 이 대표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아이디어가 좋고 직관적인 네이밍이라서 고객들에게서 좋은 반응이 올 거란 자신이 있었다. 초반 매출은 20~30만원 정도였지만, 사용해본 고객들이 점점 입소문을 냈다. 친환경 등 가치소비에 관심 많은 MZ세대, 특히 20~30대 여성들이 구강 건강과 친환경 소비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SNS에 인증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월간칫솔>의 성공 중 가장 큰 이유는 선택하는데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저렴한 구강용품이란 점이었다. 덕분에 스토어에 들어온 고객의 구매 전환율이 10%에 이르렀다. 100명이 들어와 10명이 구매하니 그야말로 ‘대박 상품’이었다. 판매가 잘 되자 네이버 측에서도 메인 페이지에 노출 시켜줬다.

계단 올라가듯 조금씩 순위가 오르면서 결국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에서 칫솔을 검색하면 175만여 개가 나온다. 안드로메다 성운에 찍힌 먼지 같았던 <월간칫솔>이 당당하게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덴티넘  월간칫솔 ⓒ 사진 업체 제공
덴티넘 월간칫솔 ⓒ 사진 업체 제공

 

브랜드를 만드는 이유
“스몰브랜드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제품력으로 경쟁하면 승산 없습니다. 작은 기업의 제품이 엘지생활건강보다 낫다고 하면 누가 믿겠습니까. 대신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에 메시지를 담고, 고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안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대표가 브랜드에 집중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월간칫솔> 이전에도 그는 이미 중국에서 들여온 상품을 브랜드화해 히트시켰다. 필요했던 상품을 찾아 알리바바까지 들어가 보니 국내서 3만원에 파는 제품이 달랑 5,000원이었다. 5,000원에 들여와서 2만원에 팔아도 큰 이윤이 생길 것 같다고 판단한 그는 바로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에서 들여온 같은 제품은 많지만, 이 대표처럼 브랜드화하고 AS와 CS까지 공을 들인 판매자는 없었다. 이런 작은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 셈이다.

이 대표는 <월간칫솔>의 성과에 힘입어 치약과 혀크리너, 치실 등 구강용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한편, <월간칫솔>처럼 친환경적인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플라스틱 상자 대신 종이 상자를, 플라스틱 칫솔 대신 옥수수나 밀 성분의 칫솔을, 칫솔모도 식물성 오일에서 나온 생분해되는 재료를 사용하는 등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구강용품 전문 브랜드로 확대할 계획이다. 

덴티넘  월간칫솔 ⓒ 사진 업체 제공
덴티넘 월간칫솔 ⓒ 사진 업체 제공

 

Tip 01. 우리 브랜드의 매력
1.  눈, 귀를 사로잡는 네이밍과 디자인 
2. 양치라는 본질에 충실한 제품력 
3. 플라스틱 대신 옥수수 성분을 이용한 친환경제품 

 

Tip 02. CEO의 경영철학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만족도와 브랜드에 대한 좋은 경험을 안겨드립니다.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고객의 문의사항에 10분 내로 답변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퇴근 후에는 제가 전담해서 답변하는데, 밤 11시에 올린 문의글에 금방 답이 달리자 ‘감동’이라며 바로 구매한 경우도 많습니다. 좋은 인상을 받은 고객은 브랜드를 신뢰하는 충성 고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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