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의 기준, ‘고객’ - 홀과 주방과의 관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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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의 기준, ‘고객’ - 홀과 주방과의 관계 이야기
  • 박진우 박사
  • 승인 2022.01.3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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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음식점을 운영하거나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자기가 속한 팀이나 부서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팀이기주의’와 ‘부서이기주의’에 빠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경계하면서도 이런 사안에 쉽사리 빠진다. 하지만 조율하는 입장으로 바뀌면 ‘왜 팀이기주의가 나쁜지, 부서이기주의가 나쁜지’를 알게된다.  자신의 입장과 자신이 속한 조직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서로 충돌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조직에서의 충돌은 팀워크를 해체하고, 해체된 팀워크는 부진한 성과로 이어진다. 공식같은 이야기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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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적인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
내가 운영하던 음식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좌석이 만석인 상황에서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25분과 30분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그리고 같은 테이블의 음식도 동시에 나오지 않고 같은 메뉴 한가지가 이 테이블, 저 테이블로 배달이 되었다.

어떤 테이블은 메뉴가 하나만 나와 다른 일행이 기다리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15분을 넘어가면 고객들은 초조해 한다.) 이상하게 여겨 주방으로 들어가 확인을 하니 고객 주문 빌지를 5~6장 모아서 같은 메뉴를 동시에 만들어서 제공하느라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한 테이블에 모든 메뉴가 다 나올 때까지 30분이나 시간이 걸린 것이다. 주방 편의주의로 메뉴를 생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빌지를 보여주며 주문시간과 테이블에 메뉴가 나온 시간이 30분이라며 주방장을 한참동안 꾸중을 한 적이 있었다. 

흔히 일어나는 또 다른 상황이다. 그날은 고객이 주문하면서 요청이 많았다. 국물요리를 시키면서 “고기를 먹지 않으니 고기는 빼 달라, 야채 중 어떤 것은 제외하고 이것을 좀 더 넣어 달라” 등의 주문한 메뉴 4개를 놓고 요리 4개에 각기 다른 요구사항의 오더를 한 것이다.

이를 외면할 수 없어서 주방장에게 전달을 했고, 주방장은 ‘이렇게 오더를 받아오면 요리를 어떻게 하냐고” 말을 하면서 서로 다툼이 발생했다. 어떻게 보면 해드릴 수 있는 요리였고, 어떻게 보면 미리 준비한 식재 상태로 요리를 해야 함에 주방장의 입장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음식 장사 참 어렵다. 


‘팀이기주의’와 ‘부서이기주의’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자기가 속한 팀이나 부서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팀이기주의’와 ‘부서이기주의’에 빠지게 된다. 음식점을 하다 보니 홀과 주방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서로의 입장만 생각하고, 잦은 다툼이 발생한다.

생각을 나누다 보면 홀직원들은 고객서비스, 고객 입장이 되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주방직원들의 입장은 요리를 하는 Chef로, 장인으로서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한다. 음식과 관련된 하나의 컴플레인이 발생했을 때도 이런 생각들은 그대로 반영된다. 홀직원들은 ‘요리가 잘못되었으니 다시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주방직원은 ‘요리는 정상적이었는데, 이런 상황도 핸들링 못하냐’며 항변한다. 같은 사안을 놓고 상반된 입장이 된다. 

더러는 한꺼번에 고객들이 들어와 메뉴주문을 한꺼번에 하면, ‘이렇게 한꺼번에 주문을 넣으면 어떻게 메뉴를 만드냐’고 항변하고, 홀직원들은 ‘고객이 주문하는데 그럼 어떻게 하느냐’고 대답한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경우가 제법 발생한다. 홀과 주방이 잦은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당시 항상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홀, 주방 관계없이 우리의 기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같은 상황, 다른 생각인 것이다. 동상이몽, ‘생각은 같으나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이런 상황. 상황은 같으나 다른 생각을 하는 상황을 ‘동상이고’라 나는 표현했다. 생각을 정리하고 홀직원과 주방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앞으로 ‘우리의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은 고객이다’라고 말이다.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 고객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 고객’이라는 말은 향후 어떤 상황이 주어지고, 해결책을 찾지 못할 때 고객이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즐겁게, 맛있게 드실 수 있는지 고민하자는 의미였다. 그 기준점으로 생각해서 서로 논의하고 답을 찾자고 부탁을 한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서로 답을 찾아갈 것이고, 그 답은 고객의 편안함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가 음식점을 하는 이유는 ‘고객의 행복한 식사’를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의사결정은 ‘고객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 그런 말을 전달해주고 싶었다. 

고객의 입장도 있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편하게 일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소중하다. 그건 음식점 사장님, 경영자의 몫이고, 직원들은 고객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주는 음식점의 모습이 필요하다. 

그런 정의를 해서 직원들을 교육하고, 훈련하고, 생각을 바뀌게 하는 것이 서로의 팀워크를 유지하는 길이고, 고객들이 피해를 받지 않는 길이다. 어느 편에 서지 못할 애매한 상황, 그 기준점은 고객이다. 음식점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한 의사결정 기준은 고객이 되어야 한다. 고객이 편하게, 즐겁게, 행복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음식점을 하는 우리의 사명이라 할 수 있다.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최근 『좌충우돌 직장인 레시피』 , 『외식 경영 노하우』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외식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가 최우선임을 강조한다. 고객만족보다 직원만족, 수익보다는 고객가치, 마케팅보다는 QSC에 집중하며 이것이 진정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 유수의 대학에서 외식경영과 외식문화를 강의했으며, 대기업을 비롯해 외식CEO들의 강의 요청으로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mail jinair21@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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