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시대, 누가 조종간을 잡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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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시대, 누가 조종간을 잡을 것인가?
  • 장기석 이사
  • 승인 2021.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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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온라인쇼핑몰이 나왔을 때 그리고, 배달 앱이 나왔을 때 지금처럼 모바일 라이프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뱅킹도 마찬가지고 택시예약 앱도 마찬가지다. 패스트푸드 전문점에 설치 된 키오스크를 보고 이제 시니어 고객들은 패스트푸드 전문점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외식업계의 화두는 단연 ‘푸드테크’ 
60대 이상 남녀 시니어들이 모바일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시대다. 그러므로 요리하는 로봇, 서빙하는 로봇, 배달하는 로봇 등이 가뭄에 콩 나듯 일부 외식업장에서 보여지고 있지만 장담컨대 5년내 대한민국 외식업장에는 일하는 사람보다 일하는 로봇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본다. 기술은 초 단위로 업데이트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식업계의 화두는 단연 ‘푸드테크’다. 그 중 오프라인 외식업장의 가장 큰 니즈는 나날이 상승하는 인건비, 인력에 의한 사건사고, 감정노동의 한계 등을 극복할 ‘로봇’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모두가 사람을 대체할 기능적 관점에서의 ‘테크’가 핵심이다. 요리하는 로봇과 바리스타 로봇은 물론이고 서빙하는 로봇까지 등장하고 있고 TV광고에도 나오는 등 바야흐로 ‘로봇시대’를 부추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푸드테크로써의 로봇이 일부 IT기업들이 선도하고 있어 하드웨어 제품 그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F&B용 로봇들은 아쉽게도 하드웨어 제조업체와 IT기업만이 참여하고 있고 정작 외식업체의 참여는 극소수이며 방문고객을 위한 쇼잉(삐에로) 차원의 도입 정도로 운영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개인 자영업 외식업장에서도 설치 운영중이지만 대중성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다) 

 

외식업체가 참여하는 플랫폼이 절실 
하드웨어 제조업체와 IT업체 입장에서는 테크 중심적 사고와 설계를 하므로 외식업장, 즉 현장의 상황과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주방에서 일해 본 적도 홀에서 일해 본 적도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설치기사들이 현장에 로봇을 설치하는 과정과 교육도 매뉴얼이 없다. 왜? 테크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센서를 바탕으로 정해진 설계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학습된 자료를 바탕으로 로봇이 움직여야 하는데 아직 거기까지 가기에는 기획자, 생산자가 외식업장을 너무 모른다. 한마디로 빅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추출해 서비스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며, 이 모든 것을 관제, 조종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하드웨어 제조업체, IT업체뿐만 아니라 외식업체가 참여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외식업체는 원래부터 매장운영을 위한 종합 매뉴얼을 갖추고 있으며 슈퍼바이저를 통해 현장 매니저, 주방 조리사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지원하는 토털 시스템을 적용한다. 그러기에 푸드테크로써의 로봇 활용에도 외식업체의 노하우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F&B용 로봇 사업에 외식업체가 참여한 경우는 거의 없다. 배달 앱 플랫폼 사업자가 참여했지만 최근 철수했다.

이유는 소상공인 대상으로 로봇을 보급해왔는데 이들 매장의 폐업이 이슈였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로봇은 중고제품으로 나올 수 밖에 없고 가격은 하락하고 만다. 한마디로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에 진흙탕이 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배달 앱 플랫폼 사업자라 하여도 업의 본질을 잘 모르는 IT기업의 한계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직영외식업과 가맹외식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외식사업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외식·식품기업, F&B용 로봇사업 파트너십에 참여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외식업체도 로봇을 대하는 태도와 마인드가 미래지향적 푸드테크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태의연 하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교육투자가 절실하다.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로봇은 자칫 장애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작 필요한 일손은 동료인데 로봇이 그 동료 역할을 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장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표나 사장, 점장 등 경영자 관점에서 로봇을 보면 연간 인건비 절감 방안으로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경영자와 노동자 간의 합의와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 (로봇이 활용되는 매장의 특수성을 감안한 근로자 동선 설계, 고객경험 설계의 시간) 그런데, 각자의 입장만 내세우면 로봇 도입은 한없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외식업체도 이를 현장부서나 마케팅부서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전담 로봇운용부서(IT부서)를 만들어 현장과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고 하드웨어업체, IT업체와 협력해야 한다. 

다행히도 국내 굴지의 통신대기업 KT가 AI기반 F&B용 로봇 사업을 진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그룹 계열 현대로보틱스에 공동출자 하였으며,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신사업 모토로 ‘푸드테크’를 표방하고 있는 <백제원>, <도쿄하나>, <공화춘> 등의 직영외식사업 및 <연안식당>, <마포갈매기> 등의 가맹외식사업을 하고 있는 디딤그룹과 정담유통이 KT의 F&B용 로봇사업에 파트너십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누가 조종간을 잡고 시장을 선도해 나갈지 알 수 없지만 글로벌 F&B 사업에 있어서 로봇분야 절대강자가 없고, IT강국 대한민국이라면 더 이상 다른 나라에 로봇 플랫폼 주도권을 내주지 않을 수 있다. 

 

정담유통(주) 장기석 이사  현재 푸드큐레이션 기업 정담유통에서 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마케팅전문가로 <망고식스>, <경복궁·삿뽀로>, <비비큐>, <홍콩할매불닭발> 등의 브랜드를 성장시켜왔다. 정담유통에서는 <연안식당>, <마포갈매기> 등으로 유명한 코스닥상장 외식기업 (주)디딤의 인수를 통해 배달, HMR, 밀키트, 건기식 등의 신규사업과 푸드테크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e-mail filmkorea@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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