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예약, 브랜드 약속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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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예약, 브랜드 약속의 시작
  • 김태경 Ph.D
  • 승인 2021.09.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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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좋은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와 싸워 이기는 방법을 궁리하는 대신, 브랜드를 통해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가치 있는 변화를 제안하고 그 약속을 잘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약속은 늘 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한 약속을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지켜내는 일은 어쩌면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수고스러울지도 모른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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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잘 지키는 브랜드
좋은 브랜드는 약속을 잘 지키는 브랜드, 고객이 신뢰하는 브랜드다.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 약속을 실현하는 브랜드만이 결국 좋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도미노피자>의 30분 내 배달이 외식업에서 고객과 식당의 약속의 좋은 예다. 식당마다 자신의 식당을 대표하는 약속을 고객과 하고 있다.

국내산 한돈, 한우만 쓴다든지, 제철 식재료를 쓴다든지, 유명 쉐프가 요리를 한다든지 식당 나름의 고객과의 약속을 매일 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고객과의 약속을 잘 지키니 고객으로부터 신뢰가 크다. 브랜드 약속이란, 식당 브랜드의 약속이란 고객과 우리 식당이 새끼손가락 걸고 하는 약속이다.

고객과 식당이 새끼손가락을 거는 행위가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예약이 고객과 식당 간 약속의 시작일 것이다. 고객이 언제 방문하겠다고 예약을 하면, 식당은 고객이 더 만족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하고 고객을 맞이한다.

사람들은 흔히 예약하는 식당은 유명한 식당들이라고 생각한다. 예약 없이 가면 고객들이 너무 많아 자리가 없으니 헛걸음을 하지 않기 위해서 예약을 한다. 고객도 별로 없는데 예약 전화를 받고 예약을 해 뒀다가 고객이 방문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건 식당이니 일반적인 식당에서는 예약을 별로 원하지 않는다. 잘나가는 식당일수록 예약 없이 사람들이 한없이 대기해야 한다.

이제는 일상의 많은 것을 인터넷 예약시스템을 이용하거나 전화로 예약하는 시대가 됐다. 이런 의미에서 식당 예약은 아직도 보수적이라 표현해야 할지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영화관도 미용실도 아니고 날마다 식당을 이용하는데 식당 예약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잘 안 하게 된다. ‘테이블 매니저’ 같은 편리한 인터넷 예약시스템이 있는데 식당 사장님들도, 식당 예약 시스템 운영을 하는 스타트업들도, 고객들도 이런 예약 시스템은 특별한 날 특별한 식당을 예약 하는 거로 생각한다. 

 

예약시스템이 활성화되면
만약 식당 예약시스템을 카카오톡처럼 일상에서 이용하게 된다면 우리 외식업은 어떻게 변할까? 고객 입장에서는 회사 앞에서 점심을 먹어도 예약을 한다면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자리가 없어서 회사 근처 식당을 배회하지 않아도 된다. 식당이 빈 예약시간에 할인 이벤트라도 한다면 식사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니 좋다. 먹고 싶은 메뉴가 판매되고 있는지 SOLD OUT 되었는지 확인이 되니 식당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식당 입장에서는 식재료의 예측, 서비스 인력의 확보 등 예약 인원에 따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더 좋은 건 고객 DB를 확보할 수 있으니 고객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쉬워진다. 식당을 방문하는 고객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식당의 포지셔닝 전략을 확실히 수립할 수 있다. 밀키트나 RMR 제품을 홍보하거나 신메뉴나 할인 이벤트 정보를 고객에게 쉽게 보낼 수 있다. 한마디로 엄청난 마케팅 정보를 얻게 된다.

예약시스템에서 수집된 고객정보는 앞으로 식당들의 큰 자산이 된다. 아마 매장이 많은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고객 DB를 활용 식품 등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할 수도 있다. <북악정>이나 <삼원가든>에서는 명절 선물세트에 대한 정보를 예약 고객들에게 카톡으로 보낼 수 있어 선물 세트를 명절에 믿고 선물 할 수 있다. 또한 언제 올지 모르는 고객들을 위해 넓은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 적절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약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외식산업의 외형적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식당 예약은 단순히 잘나가는 식당에 자리가 없을까 해서 미리 자리를 예약하는 의미를 넘어 고객과 식당 간의 처음 새끼손가락을 걸고 하는 브랜드 약속이다. 고객은 식당의 약속을 믿고 식당은 고객의 마음속 사다리 꼭대기에 내 식당이 포지셔닝 돼 있음을 감사하면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다.

식당 브랜드의 약속은 고객의 예약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작고 초라한 식당이라도 진정한 환대를 원한다면 예약은 필수다. 심지어 배달 음식도 예약 시스템을 통한 고객과 새로운 약속을 진행해야 할 때다. 예약시스템 운영자들은 식당 예약시스템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운영되는 공공적 기능이 큰 스타트업을 하고 있다고 자부해도 좋다.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로 출발한 식당 예약시스템이 세상을 조금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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