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식당 <숙성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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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숙성도> 이야기
  • 김태경 Ph.D
  • 승인 2021.07.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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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제주에 가서 들러야 할 곳이 아니라 이곳 때문에 제주를 가야 한다. #교차숙성한 제주 흑돼지 전문식당 #숙성도”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인스타그램

ⓒ 사진 창업&프랜차이즈 DB
ⓒ 사진 창업&프랜차이즈 DB

 

어려운 삼겹살 식당 장사
2019년부터 삼겹살 식당 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말리고 있다. <하남돼지집>, <육전식당>을 마지막으로 삼겹살 식당은 잘 안 될 거니 절대 하지 말라고 말린다. 코로나 팬데믹까지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의 육류 소비 패턴이나 인구 사회학적인 면을 살펴보면 삼겹살 식당의 미래는 과거만큼 밝지 않다.

별 요리 기술이 없어도 좋은 삼겹살만 잘 구매하고 인테리어만 이쁘게 하고 친절하게 구워 주면 돈을 좀 벌 수 있었던 삼겹살 구이 식당은 이제 외식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쉽지 않은 아이템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삼겹살 식당을 하고 싶다고 나를 찾아온다. 특히 제주 <숙성도>가 너무 잘 되어서인지 숙성법만 가르쳐 달라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한국 대표 돼지고기 식당 <숙성도>
제주 <숙성도>가 한국 제일의 돼지고기 식당이 된 비결에서 돼지고기의 교차 숙성은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숙성도>만큼 숙성을 잘한다 해도 <숙성도>의 짝퉁밖에 안 돼서 별 인기를 얻지 못할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전국에 <숙성도> 비슷한 돼지고기 식당들이 많이 생긴다. 심지어 숙성 뼈등심을 자신들이 먼저 만든 거라고 이야기하고 다니는 유명 셰프의 돼지고기 식당도 있고 숙성도를 따라 ‘00도’라는 이름의 식당들도 많이 생기고 있다.

<숙성도>는 넷플릭스에서 방송되고 있는 음식 다큐 ‘삼겹살 랩소디’에도 한국 대표 숙성 삼겹살 식당으로 당당히 소개됐다. 삼겹살 식당이지만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교차숙성 뼈등심’과 ‘교차숙성 앞다리’다. <숙성도>뿐 아니라 <하남돼지집>과 <육전식당> 이후의 유명한 돼지고기 식당 중 일반 삼겹살이 시그니처 메뉴인 돼지고기 식당이 없다. <금돼지식당>은 뼈가 붙은 본삼겹살, <몽탄>은 우대갈비, <고도식>은 뼈등심, <남영돈>도 특수부위가 시그니처 메뉴다.

 

1세대 숙성 마이스터 <숙성도> 송민규 셰프
우선 <숙성도> 성공의 일등 요소는 제품력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제주 돼지를 6년째 교차 숙성법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한국에 유일한 진짜 숙성육 마이스터는 <숙성도>의 송민규 셰프라고 자부한다. 숙성육 마이스터의 평가 기준은 가장 맛있다고 고객들이 평가하는 식당이 아닐까? 식당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음식의 맛 제품력을 이야기하지 않는 식당은 이미 영혼이 없는 식당이다.

그곳은 절대 브랜드 식당이 될 수 없다. 브랜드 식당이 되는 첫 번째 조건은 맛이다. 많은 식당 사장들이 지난 6년 동안 진행한 숙성육 세미나에 참석하고 숙성육을 만들고 있다. 일부는 그저 마케팅 요소로 홍보하기 위해서 숙성하는 척하는 식당도 많다. 하지만 <숙성도> 송민규 대표는 스스로 경지에 오른 숙성법을 6년째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한국의 돼지고기 교차 숙성 역사가 그렇게 길지 않아 1세대 숙성 마이스터라고 볼 수 있다.

 

직접 고기를 굽는 오너 셰프
처음부터 자신의 식당 문을 열고 닫을 때까지 고객 한분 한분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식당 사장 만나기가 어렵다. 성공한 식당 사장의 얼굴을 그 식당에서 보기 힘든 세상이다. 젊고 의욕 있고 성공을 거듭하는 사장들은 식당을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상장까지도 고민해야 할 때인데 그런 큰 야심은 가지지 않는 것 같다. 연매출 100억쯤 하는 식당 사장들은 언젠가부터 인생 성공을 전수해 주는 유명 외식 강사들이 되어 있다. 연매출 100억짜리 식당이 망하는데 3개월이 안 걸린다. 지금도 다들 쉬쉬하지 코로나로 영업이 안 되어서 직원들 월급 못 준 사장들이 꼭 신문에 대서특필된 식당 한 군데만은 아니다. 

반면 송 셰프는 자신이 아직도 하루 수십 테이블의 고기를 직접 굽고 있다. 그의 돼지고기 그릴링 수준은 <숙성도>의 브랜드 인지도와 같이 날마다 성장하는 것 같다. 오너가 직접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니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실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송 셰프는 <숙성도>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들이 독립할 때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다들 고향에서 <숙성도> 하나씩 차려 행복하게 살게 만들어 주길 바란다.

이미 코로나19 이전 유명해진 고기 식당들은 유명세, 브랜드파워, 브랜드 인지도가 있어서 더 장사가 잘 될 수 있지만 요즘 같은 상황이나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만드는 고기 식당은 코로나 이전의 브랜드 경험을 못 했던 고객들에게 외면당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외식시장은 계속 성장세를 이어 왔지만 이제 외식시장은 인구의 고령화, 저출산, 저성장과 식재료비의 상승으로 점점 작아진다. 작아지는 시장에서 새로 진입한 차별성 없는 브랜드 식당은 성공할 수 없다. 아마 코로나19 이후 한우 투쁠 등심구이 식당과 한돈 삼겹살 식당이 가장 어려운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 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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