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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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의 함정
  • 엄현석 기자
  • 승인 2014.10.28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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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마감을 앞두고 폭풍 타이핑을 하고 있는데, 지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화. 11월에 시행되는 도서정가제에 대한 업계 전문가 입장에서 답변을 해달라는 인터뷰 요청이었다. 나는 마감에 정신이 팔려있기도 했고, 업계 전문가가 아니니 다른 분을 찾아보라 정중히 거절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잠시 펜을 놓고 생각에 빠졌다. 너무 냉정하게 부탁을 거절한 게 아닐까? 다시 연락을 드려 간단히 인터뷰에 응했다. 물론 말끝마다 ‘저는 잘 모르지만’을 입에 달고 있긴 했지만. 통화가 끝난 후 밀려오는 알 수 없는 개운함. 매월 섭외에 진땀을 빼 온 터라 지인의 난처한 입장을 이해했던 것 같다.

이번 10월호 기획테마는 섭외부터 순조로웠다. 아니 순조로운 느낌이었다. 섭외를 요청한 업체의 담당자들도 호의적이었고, 당장이라도 오케이 회신을 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줄줄이 취재를 고사하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업체들이 줄을 이으며 나를 좌절에 빠트렸다. 처음부터 안한다고 했으면 쓸데없는 희망은 갖지 않았을 것을. 그래도 뭐, 야속하진 않다. 대부분 훗날의 협조를 약속 받았으니까. 마감은 또 임박했을 때 저만의 맛이 있으니까.

인터뷰와 자료제공에 도움을 주신 업체 담당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정중하고 친절한 태도로 인터뷰를 거절해주신 업체들도 그만의 사정을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잠시 짬을 내 도서정가제가 무엇인지 검색을 해본다. 나는 잘 몰랐던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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