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노고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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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노고를 떠올리며…….
  • 조주연 기자
  • 승인 2014.10.17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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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마다 종로에서 스터디를 하고 있다. 스터디하던 곳 바로 맞은 편에 <셰프의 국수전>이 있었는데, 끝난 뒤 점심을 그곳에서 자주 먹곤 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간단한 데다가 맛도 꽤 괜찮아서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취재를 하면서 내가 ‘괜찮네’라고 단순하게 평가해버렸던 그 메뉴가 꽤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 되었다.(브랜드 로고가 찍힌 계란이 메뉴의 포인트라는 말을 담당자에게 듣고는 냉큼 집어먹어버리곤 했던 게 어쩐지 미안해지기도 했다. 심지어 계란을 먹지 않는 락토 베지테리언인 지인은 주문할 때 늘 그 계란을 빼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단 <셰프의 국수전>뿐이 아닐 것이다. 다른 면 브랜드는 물론 모든 외식업체 프랜차이즈들은 고객들에게 ‘괜찮네’ 혹은 ‘맛있네’라는 반응을 얻기 위해 몇 달 혹은 몇 년을 고민하면서 메뉴와 브랜드를 만든다. 그리고 그 맛을 유지하기 위해 직영점 및 가맹점을 관리하고 또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진 메뉴가 없어질 수도 있고, 심하게는 브랜드가 없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사라진 것들이 얼마나 많을지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생각할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떤 메뉴를 먹을 때 만든 사람의 노고에 대해 잠깐이라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나 역시 어떤 것을 창조하는 사람으로, 내가 공들여 힘들게 쓴 글을 비판만 한다면 이해는 하면서도 조금 서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새롭게 창조되는 수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어떤 것은 효용성이 있어 오랫동안 사랑받고 어떤 것은 생기자마자 없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들 모두 누군가가 적지 않은 시간을 걸려 만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런 것들을 접할 때 잠시라도 개발자의 노고에 감사한다면 언젠가 그 감사는 나에게도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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