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단체 협의 의무화… 가맹본부는 어디까지 응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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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단체 협의 의무화… 가맹본부는 어디까지 응해야 하나
  • 임현수 기자
  • 승인 2026.08.14 15:42
  • 조회수 2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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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조건 협의인가, 경영권 침해인가… 기준 없는 가맹점주단체 협의제

오는 12월 31일부터 등록 가맹점사업자단체와 가맹본부 간 거래조건 협의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일정 요건을 갖춘 가맹점사업자단체가 가맹본부에 거래조건 변경 등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협의에 응해야 한다.

공정위가 입법·행정예고한 개정안에 따르면, 동일 영업표지를 사용하는 가맹점주의 10% 이상 또는 1,000명 이상이 가입한 단체는 등록할 수 있다. 10% 기준 적용 시 최소 30명 이상이 가입해야 하며, 등록단체가 협의를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원칙적으로 14일 이내 협의를 시작하고 2회 이상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가맹점주의 협상력을 높이고 본부와 점주 간 힘의 불균형을 완화한다는 제도의 취지는 분명하다. 다만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서는 “가맹본부가 도대체 무엇을 어디까지 협의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거래조건 협의, 어디까지 가능한가

자료 : 생성형AI 이미지
자료 : 생성형AI 이미지

가맹사업법 제14조의2는 가맹점사업자단체가 가맹계약 변경 등 거래조건에 대해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가맹점사업자단체가 가맹사업의 통일성이나 본질적 사항에 반하는 거래조건을 요구하거나, 가맹본부의 경영 등에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문제는 실제 프랜차이즈 현장에서 거래조건과 본사의 경영판단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로열티나 필수품목 공급가격 등은 비교적 거래조건의 성격이 분명하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 메뉴 가격, 할인 프로모션, 배달정책, 물류체계, 공급업체 선정, 점포 리뉴얼, 브랜드 마케팅 등은 본사의 경영판단인 동시에 가맹점의 비용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점주단체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신제품 출시 횟수를 줄여 달라고 요구한다면 본사는 상품개발과 브랜드 전략에 대한 경영 개입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점주들은 신제품 출시로 추가 식자재와 장비, 교육비용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거래조건과 관련된 문제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수덕 옳은방향 대표(경영학 박사)는 “거래조건 협의와 경영 간섭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같은 사안을 놓고 본부와 점주단체가 서로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다”며 “프랜차이즈 특성을 고려해 어떤 사안까지 협의 대상이 되는지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이 정당한 협의 대상이고 어디서부터 본사의 고유한 경영영역인지를 함께 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맹본부가 감당해야 할 행정적·경영적 부담 증가

제도가 시행되면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할 실무도 적지 않다. 등록단체의 협의 요청이 들어오면 본부는 협의를 진행하고 회의록을 작성해 3년간 보관해야 하며, 협의 종료 후에는 미참여 가맹점주에게 결과도 통보해야 한다. 가입률 30% 미만 단체의 경우 미가입 점주 의견수렴 절차도 거쳐야 한다. 다만 동일 주제는 협의 종료 후 180일간 재협의가 제한된다. 별개 주제 역시 원칙적으로 60일, 가맹점 100명 미만 본부는 90일간 재협의 요청이 제한된다

그러나 협의 범위 자체가 모호하면 본부 입장에서는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마다 먼저 “이것도 점주단체와 협의해야 하는가”​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더욱이 본부가 충분한 설명과 협의를 거쳤음에도 점주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식적인 협의’라는 논란이 발생한다면 새로운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이 구분이 현장에서 명확하지 않다면 본부는 경영보다 협의하고, 설명하고, 기록하는 업무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게 될 수 있다. 

반대로 본사가 모든 사안을 ‘경영권’이라는 이유로 협의 대상에서 제외해서도 안 된다. 가맹사업은 본사의 결정이 가맹점의 비용과 수익에 직접 영향을 주는 구조인 만큼, 물류가격·광고판촉비·영업조건 등 가맹점의 경제적 부담과 직접 연결되는 사항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다만 본사의 내부 인사·조직이나 브랜드의 본질적인 사업전략까지 점주단체가 사실상 결정하거나 거부하는 것과는 구분해야 한다.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 '창업&프랜차이즈 컨설팅 석사' 과정 서민교 주임교수는 “가맹점주의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법 개정의 취지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소규모 본부는 가맹점 확대와 기존 점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인데, 협의 범위가 모호하면 불필요한 분쟁이 늘어 오히려 본부의 경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점주에게는 실질적인 협의권을, 본부에는 정상적인 경영권을 보장하는 균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협의 대상이고 어디서부터 본사의 경영판단 영역인지를 보다 명확히 하고, 가맹본부와 점주가 제도의 취지와 협의 범위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실무 중심의 프랜차이즈 교육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제44기 맥세스 프랜차이즈 실무 전문가과정에서는 가맹점사업자단체 제도와 협의 범위, 본부의 대응 방향을 핵심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실제 가맹점사업자단체와의 갈등·분쟁을 해결해 온 컨설팅 사례를 바탕으로, 협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쟁점과 본부의 실무 대응 노하우까지 구체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몇 번 협의할 것인지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협의해야 하는가’를 명확히 정하는 일​이다. 제도 시행 이후 분쟁을 통해 기준을 만들어갈 것이 아니라, 시행 전에 예측 가능한 기준을 제시해야 가맹점주의 권익을 보호하면서도 가맹본부의 불필요한 경영 부담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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