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우창균
(주)브릭스인베스트먼트
부동산·공간 디렉터
우창균 작가는 브랜드와 부동산이란 각기 다른 존재를 한 공간에서 만나는 접점으로 이야기한다. 기존의 유명 브랜드 역시 협소한 공간에서 시작해 브랜드에 감성과 서사를 담아 브랜딩을 완성했다. 전략적인 부동산 활용법에 따른 브랜드 전략. 그가 주장하는 롱런하는 브랜드의 한 끗 차이 전략이 궁금하다.
브랜드를 입힌 부동산
우창균 작가는 현재 부동산 컨설팅 기업에서 디벨로퍼로 일하고 있다. 공간과 부동산에 관한 모든 일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토지 매입에서 금융 조달, 건축설계, 콘텐츠 기획 등을 담당하고 있다. 축구로 치면 유능한 축구 선수를 영입해 국가대표팀을 선발하는 감독의 역할이다.
지금까지 그는 패션브랜드와 백화점 신사업을 거쳐 현재 부동산 컨설팅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브랜드 기획에 집중했고, 백화점에 입점하는 브랜드의 팝업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공간에 관한 관심이 생겼다. 현재 그의 모습은 일련의 과정을 종합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성수, 한남, 제주 등의 핫플레이스와 관련한 일을 맡고 있다.
그가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쓰기 시작한 기사 덕분이다. 공간에 대한 단상을 기록했던 그는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글들을 엮어 책을 써보자란 생각을 하게 됐다. 무엇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자’란 생각에 책을 가까이하게 된 그는 이후 독서와 글쓰기에 집중했다.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이 강조하는 두 가지가 독서와 글쓰기였어요. 책을 읽다 보면 모르는 분야의 인사이트가 생겨 저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 권을 읽으면 하나의 문장이라도 남기자란 생각을 하면서 다독과 글쓰기에 취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핫플레이스에 관한 인사이트
우 작가의 신간 『4평이면 충분하다』의 큰 줄기는 ‘훌륭한 비례는 편안함을 주고 나쁜 비례는 불편함을 준다.’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모듈러 건축에 기한다. 즉 건축은 단순한 건축 기술의 발달을 넘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야 한다는 것으로 우 작가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다. 우 작가는 진정한 공간이란 결국 나와 누군가와 함께하는 공간으로 4평이란 작은 규모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책은 총 5개의 콘셉트로 규모, 숨겨진 공간, 주거, 전통, 토지 부동산에 맞는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대표의 인터뷰 형식을 담아 공간의 의도와 현장감을 더했다. 우 작가는 약 7개월에 걸쳐 책을 쓰면서 글 온도를 유지하는 게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글 중에서 ‘보마켓’ 유보라 디자이너와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희소성은 있지만 편의 시설이 단연 부족한 남산멘션에 유보라 대표는 ‘보마켓’이라는 작은 동네 슈퍼마켓을 만들었어요. 면적은 13~16㎡(4~5평)으로 협소하지만 유 대표가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했던 미제 가게의 향수와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니즈가 어우러져 감각적인 동네 마켓을 완성했죠. 1호점의 성공으로 지금은 경리단길, 서울숲, 신촌 등으로 매장을 확대했습니다.”
우 작가는 기업이 담고 있는 가치,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인식시키고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성공적인 브랜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을 잘 이해하는 브랜드는 장기적인 성공을, 브랜드를 잘 아는 부동산은 더 가치 있는 공간이 된다고 말했다.
변하지 않는 가치
우 작가는 시선의 차이가 감정의 차이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하면서 책 속 카페 ‘커피앤시가렛’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보통 카페의 경우 1~3층, 높게는 5층에 위치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커피앤시가렛’은 오피스 건물 17층에 자리 잡고 있다. 업무용 건물이기 때문에 카페에 필요한 급배수시설의 추가적인 시설 공사가 더해졌다. 비용은 증가했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시청역 중심에서 새로운 시선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카페로 평가받고 있다.
“같은 장소, 공간을 바라보더라도 다르게 생각하고, 발상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자본을 논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생각의 차이가 아닐까요?”
우 작가는 지금까지 변화의 시점마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범사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전체를 아우르는 시선이 생긴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최근 그는 신간 『불변의 법칙』을 읽고 앞으로 10년 뒤 절대 변하지 않는 게 무엇일까? 란 주제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항상 미래는 변화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변하지 않는 게 무엇일까란 질문에 선뜻 답을 못하겠더라고요, 다만 앞으로 작업할 때 늘 10, 20년 지속될 수 있는 건물을 지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