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고 푸른 보랏빛 향기를 기억하다
토니 유 셰프, 가지로 여름의 맛을 불러오다
가지는 여름철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도우미 반찬 중 하나로 꼽힌다. 칼집을 넣거나 손가락으로 죽죽 찢은 가지를 양념해서 조물조물 무쳐먹거나, 갓 해낸 뜨거운 밥과 가지나물에 간장이나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으면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진미가 되곤 한다.
가지는 한여름에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보양식으로도 꼽힌다. 가지가 건강식으로 꼽히는 비결은 최근에야 밝혀졌는데, 바로 그 검고 푸르면서 보랏빛으로도 보이는 색깔에 있다. 보라색은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안토시아닌 덕분이다. 암, 동맥경화, 노안, 고혈압, 시력저하 예방과 간기능 보호, 안티에이징 효과까지 있다. 또한 가지에는 검은색 계통의 피토케미컬, 클로로겐산도 들어있으며, 클로로겐산의 항산화작용은 안토시아닌의 활동을 촉진시킨다.
가지는 꼭지와 꽃받침이 싱싱하고 표면에 윤기가 있는 것이 좋다. 또한 색깔이 짙을수록 좋고,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좋다. 보관할 때는 비닐팩에 담아 시원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초여름부터 내내 여름진미 가지를 맛있게 조리해 먹어보자.
01 가지냉면
Recipe
1 가지는 깨끗이 씻어 준비해 둔다.
2 냄비에 피클물 재료를 넣고 설탕이 녹을정도만 끓인다.
3 유리병에 가지를 넣고 피클물을 부어 밀봉 한 후 3~4일 정도 냉장 보관한다.
4 녹차냉면을 삶은 뒤 얼음물에 행군다.
5 준비된 냉면을 그릇에 적당히 담아준 뒤 준비된 가지피클을 먹기좋게 담아낸다.
6 피클물을 적당히 붓고, 오이와 메추리알로 장식해 서브한다.
가지의 고운 환골탈태
가지는 다른 여름야채와 마찬가지로 몸을 차게하는 작용을 한다. 고혈압이나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 가지의 찬 성질로 인해 열을 내릴 수 있으며 혈액순환까지 돕고 있어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들에게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지냉면은 독특하면서 시원하고 상큼한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여, 여름에 잘 어울리는 신선한 요리가 될 수 있다. 가벼운 식사로도, 여름 별미로도 제격이어서 가지가 제철인 여름철에 사랑받을 요리다.
02 가지말이 대하구이
Recipe
1 오렌지주스는 냄비에 담아 끓여서 농축시킨 뒤 식혀둔다.
2 준비된 오렌지농축액에 오일과 소금을 넣고 섞어서 오렌지소스를 완성한다.
3 대하는 껍질과 내장을 제거한 뒤 물에 데쳐서 익혀둔다.
4 가지를 얇게 슬라이스해서 대하에 말아준 뒤 꼬지를 이용해서 고정시킨다.
5 달걀을 고루 풀어서 달걀물을 준비한다.
6 팬에 오일을 두른 뒤 달걀물과 빵가루 순서로 묻혀서 노릇하게 구워낸다.
7 샐러드용 야채위에 가지말이 대하구이를 얹어준 뒤 소스를 뿌려 완성한다.
가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다
여름에서 초가을 밭에서 자란 가지는 제철을 만났기 때문에 가장 살이 올라 통통하고 씨가 적어 아린 맛이 없다. 가지를 먹으면 입술이 검붉게 물들고 혓바늘이 돋는다고 한다. 이런 가지는 찬바람이 나면 씨가 없어지고 단맛이 생긴다. 이때는 이미 제철이 지나 가지의 맛이 한풀 꺾일 때다.
가지는 과채류 중에서는 가장 영양가가 낮지만 검은 보랏빛의 선명한 색깔과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동서양 막론하고 밥상에서 사랑받아왔다. 특히 그 빛깔은 ‘블랙푸드’라 하여 현대에 와서 더욱 건강음식의 대표로 인정받게 됐다.
가지는 기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식물성기름이나 육류와 같이 섭취하면 맛뿐만 아니라 열량공급을 도우며 소화흡수율을 향상시키는 강점이 있다. 식물성 기름을 써서 요리하면 콜레스테롤 제거효과도 있어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에게 권할만 하다.
가지 자체의 영양가는 비교적 높지 않으나 조직이 스폰지 상태여서 기름을 잘 흡수하므로 식물성 기름을 써서 요리하면 리놀레산과 비타민 E를 많이 섭취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가지말이 대하구이는 가지의 맛과 장점을 최대한 살려주는 건강음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초여름을 맞이하여 입맛 돋우는 건강요리, 즐겁게 먹어보자.
스팀 요리로 맛과 건강을 살리다
<이닝>의 가지 요리
Chinese Restaurant <이닝(Yi ning)>은 음식점의 흥망의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인 청담동에서 무려 13년간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다. 꾸준한 메뉴개발과 트렌드 변화를 읽고 그에 맞춘 인테리어와 서비스 제공 등 부단한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닝>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년 전부터 메뉴를 스팀 요리로 바꾼 것이다. 중식은 기름에 튀기고 볶는 요리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이닝>은 스팀을 이용해 쪄내는 건강식을 개발해내고 있다. 이렇게 일본식으로 천연재료의 맛을 살리는 담백한 맛을 지향하는 스타일이 <이닝> 요리의 방향이라고 김정석 대표는 설명한다.
<이닝>의 가지 요리는 ‘어향가지새우찜’, ‘가지두부냄비찜’, 그리고 ‘가지볶음밥’.
‘어향가지새우찜’은 가지 속을 파내고 채소와 새우를 다져 넣어 만든 찜 요리이며, ‘가지두부냄비찜’은 가지와 여러 가지 채소, 그리고 쇠고기와 두부를 넣어 매콤하게 만든 찜으로 밥과 함께 먹으면 더욱 그 맛을 잘 음미할 수 있다.
‘가지볶음밥’은 안남미와 일반미를 섞어 가지를 곁들여 만든 요리로 일반 볶음밥이 느끼하고 식상하다는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
<이닝>은 앞으로 스팀 요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계절별로 제철 채소와 재료들을 활용한 메뉴를 지금보다 더욱 많이 개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도 유채꽃의 꽃대, 방풍나물, 울릉도 부지깽이 등 다른 데서 쓰지 않는 채소들을 찾아 요리에 이용했다. 그래서 지금도 다른 차이니즈 레스토랑의 70여개의 메뉴를 2/3 수준인 40 여개로 줄이고, 계절 메뉴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이닝>의 야심찬 계획은, 믿고 기대해주는 고객들 덕분에 가능하다.
<이닝> 김정석 대표Tip
<이닝>의 요리는 스팀 요리로 건강식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닝>의 가지 요리도 그렇게 시작한 것입니다. 중식이지만 물리지 않고 오래 가는 담백한 맛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10년 이상 <이닝>을 경영하면서 깨닫게 된 고객철학이 있다면 좋은 재료를 고객들에게 대접하고 싶은 것입니다. 맛도 없고 질도 떨어지는 요리를 드신다면 시간도 버리고 기분도 나쁘고 입맛도 버리는 거죠. 음식점에서 그런 대접을 받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이닝>의 틀을 세운다면 그림을 만들어가는 건 고객들이세요.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22-1
전화 02-547-7444
*월간 <창업&프랜차이즈> 2011년 6월호 [커버스토리]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