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의 이모작, 삼모작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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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의 이모작, 삼모작 운영
  •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 승인 2022.02.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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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음식점의 이모작은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음식점 환경에 따라서 필요한 선택이다. 여기엔 2가지의 이점이 있다. 하나는 점심으로 만족한 고객은 저녁 고객으로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저녁 매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저녁고객이 점심영업 고객으로도 돌아온다. 또 하나는 임대료 등 고정비용 비율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을 준다. 따라서 이런 영업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음식점의 이모작 운영이라 한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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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의 한계점에 다다른 상황에서의 선택
2022년 1월 25일 기점으로 코로나19 일일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K-방역의 한계에 다다른 것인지, 아니면 변이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고충은 깊이가 더해진다. 이제 더 이상 지금의 ‘거리두기’로 코로나19 확산은 제어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방역지침과 대책이 있지 않고는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외식업을 하는 우리는 생존해야 하고, 생업으로 음식점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작금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생각해야 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다의 비속어)이라는 표현을 빌려 쓰자면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불법적, 비윤리적인 것을 제외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매출을 올려야 하는 극한 상황인 것이다. 

배달은 이미 우리를 지배한지 오래다. 집을 사기 위해서 했던 영끌처럼 우리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영끌해야 한다. 이모작, 삼모작 경영으로 이 위기 상황을 타개해보자. 영업시간이 저녁 9시까지 제한된 상황이라면 낮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생선구이집과 스시집의 이모작 사례 
동네에 생선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있다. 이 음식점은 디너영업이 활성화된 주점식 음식점이다. 저녁에 항상 손님이 많다. 식사를 위주로 하는 손님이라기 보다 술을 먹기 위한 안주 개념으로 생선구이를 선택한다. 편히 말하면 술집인 셈이다. 생선구이전문점인 이 음식점의 특징이 있다.

술집이면서 점심영업을 하는 것이다. 런치에는 반찬 다섯 가지 정도와 국을 내어 1만원 미만의 점식식사를 제공한다. 맛도 있고, 가격도 직장인들에게 적정한 편이다. 좋은 맛과 가격이 점심에 손님을 끌어들인다. 그래서 런치에 만석으로 1회전~1.5회전 정도, 정확한 매출은 모르겠지만 40~5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저녁에는 런치 가격의 2배 정도되는 메뉴가 안주로 나온다. 당연지사 객단가가 틀려진다. 정말 이모작 경영을 하는 것이다. 

동네의 스시전문점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주로 대구탕, 알탕, 회덮밥, 런치 초밥 등 1만원 정도의 식사를 주로 제공하고, 디너에는 스시와 회를 주로 해서 술손님을 맞는다. 낮에도 늘 웨이팅, 저녁에도 늘 웨이팅이다. 운영방식은 생선구이전문점과 흡사하다.

8,000~9,000원 하는 점심 메뉴와 2만원에서 15만원까지 호가하는 스시와 회를 저녁 메뉴로 구성해 뒀다. 고객이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을 점심과 저녁으로 나누어서 차별화해서 운영하는 전략으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격전략도 이모작, 영업도 이모작으로 운영하고 있다. 

 

음식점의 이모작, 삼모작 경영의 이점
위에서 언급한 두 점포가 잘 하는 점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점심고객은 저녁고객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점심식사로 만족한 고객은 저녁 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점심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부여하고, 저녁에 술을 먹는 고객으로 모실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점심 영업이 저녁 영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기술을 음식점에서 구사하고 있다. 객단가도 분위기도 그렇다. 

둘째가 임대료 측면이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고정임대료를 내고 있다. (임대료 방식은 월 얼마로 측정한 고정 임대료와 매출에 따라서 변동하는 변동임대료의 2가지 방식이 있다.) 임대료가 고정이라면 매출을 무한정 올리는 것이 임대료 비율을 낮추는 방법이 된다.

술집이라고 해서 저녁에만 영업을 한다면 임대료로 감당해야 할 몫이 커진다. 따라서 점심영업을 통해서 영업시간을 늘리는 방법은 임대료 비율을 낮추는 방법이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시간 제한은 방역방침상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시기 점심 영업을 통해서 매출을 확보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음식점에서 점심 영업과 저녁 영업을 상이하게 운영하는 것을 ‘음식점의 이모작’이라고 한다. 어려운 시기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고, 메뉴가 이질적이지 않고, 음식점이 콘셉트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이모작으로 매출을 극복하는 것도 방법이다. 모든 음식점에 다 적용할 수 없지만 적극 권장하는 방법이다.

다만 우리 음식점과 전혀 상이한 콘셉트의 메뉴와 운영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메뉴의 유사성과 콘셉트의 일치는 버리지 않으면서 이모작을 하는 방법을 선택하면 효율적이다. 


이모작 운영의 고려해야 할 요소들 
가격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2개의 음식점이 잘하고 있는 부분이다. 점심과 저녁의 식사동기는 분명히 다르다. 생선구이전문점과 스시전문점도 마찬가지다. 점심은 간단히 식사해결을 위한 동기로 방문하는 것이고, 저녁은 모임과 만남을 위한 동기로 방문한다. 따라서 동기도 다르고 고객들이 지불할 수 있는 객단가도 다르다. 낮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하기를 바라고, 저녁에는 좀 더 고단가의 식사를 선택한다.

점심은 필수고, 저녁은 선택이기 때문이고, 점심은 시간이 한정돼 있고, 저녁은 좀 여유롭다. 음식점 입장에서 보면 객단가가 달라진다. 동기에 따라 메뉴 구성도 달라져야 한다. 가격을 고려한 메뉴구성이 필요하다. 둘째, 음식점 분위기, 공간이 주는 느낌과 이미지다. 술집으로 오픈한 음식점이라면 술집만이 가지는 분위기와 조명, 음악 등도 술집에 맞춰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점심 영업을 위해서라면 이런 분위기 변화가 필요하다. 이모작을 위해 점심은 좀 더 밝고 쾌활한 느낌으로 조명과 음악, 분위기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이모작을 위해서는 점심과 저녁 변화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해 둬야 한다. 셋째, 메뉴가 이질적이면 안된다.

메뉴가 많아지면 식자재 종류가 많아지고, 서비스까지 복잡해진다. 식자재가 많아지면 보관 및 관리 노력이 필요하고, 식자재 원가도 음식점에서 주로 하는 메뉴와 식자재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메뉴로 구성해 운영해야 비용적인 측면에서 로스율을 줄일 수 있다. 넷째, 인력의 운영이다.

메뉴도 이질적이지 않고, 심플하게 운영되어야 많은 인원이 근무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음식점이면 2명 정도로 운영할 수 있는 메뉴와 서비스로 구성해야 한다. 인건비가 높은 시대인 만큼, 2명의 인건비와 식자재비를 충분히 고려해 이익이 나는 구조로 세팅해야 한다. 

영끌이라는 표현을 굳이 쓰고 싶지 않지만 지금은 영끌이라도 해야 하는 분위기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이모작, 삼모작 경영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고 선택해 볼만한 요소다.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최근 『좌충우돌 직장인 레시피』 , 『외식 경영 노하우』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외식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가 최우선임을 강조한다. 고객만족보다 직원만족, 수익보다는 고객가치, 마케팅보다는 QSC에 집중하며 이것이 진정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 유수의 대학에서 외식경영과 외식문화를 강의했으며, 대기업을 비롯해 외식CEO들의 강의 요청으로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mail jinai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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