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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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김태경 Ph.D
  • 승인 2021.11.1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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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몇 차례에 걸쳐 ‘브랜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한 브랜드 식당은 무엇일까? 식당 외관? 분위기? 맛? 무엇이 식당의 성패를 좌우하고 브랜드의 힘이 코로나19의 상황에서 어떻게 식당을 이끌어나가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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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강력한 힘
브랜드를 공부하다 보면 브랜드는 결론적으로 역사와 문화에서 만들어지고 완성된다. 우리가 프랑스산 향수나 이탈리아산 넥타이 하면 브랜드를 생각하기에 앞서서 왠지 명품일 것 같고 좋아 보인다. 아프리카산 향수 동남아산 넥타이는 절대 명품은 아닐 것 같은 선입견을 가지게 된다. 품질까지도 의심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프랑스 문화, 이탈리아 문화가 가진 힘이다.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그 국가의 브랜드를 더 빛나게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 출신이라고 하면 머리 좋고 공부 잘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서울대를 나와서 돈도 못 벌고 백수로 살고 좋은 머리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있어도 우리는 일단 서울대를 나왔다고 하면 머리 좋고 공부 잘했던 사람이라고 인정을 한다. 서울대의 역사와 문화, 브랜드가 가진 힘이다.

브랜드는 나만 잘 나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환경이 브랜드의 뒷배가 된다. 또 뉴욕의 식당은 왠지 세계 최고의 맛일 것 같다. 오사카는 일본의 부엌이라고 하니 맛있는 음식이 가득할 것 같다. 프랑스 요리는 세계 최고라고 하니 파리는 길거리 요리도 맛있지 않을까?

 

진정한 ‘브랜드’란?
반면 우리나라 식당은 역사와 문화, 브랜드가 없다. 외식산업이라고는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직 외식업이 산업화됐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고 정리가 안 돼 있는 일들이 많다. 

최근 들어서 외식업에서도 브랜드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냥 간판 내걸고 블로그나 SNS 상위노출 하는 정도지 진정한 의미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제대로 진행하는 식당은 찾아보기 힘들다. 브랜드 식당을 만드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다. 긴 시간 브랜딩을 해 나간다는 것이 작은 개인 식당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브랜드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브랜드 식당이 언제 될지도 모른다.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데 브랜드 식당을 만들어 보겠다고 하는 사람들, 특히 브랜드 공부하러 다니는 식당 사장님들을 보면 안타깝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식당은 맛이 30%가 나머지 70%가 분위기”라고 했다. 식당 브랜드가 무언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다들 70%의 분위기가 식당 브랜드라고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정말 브랜드가 무엇인지 식당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다. 진짜 식당 브랜드는 30%의 맛을 완성해야 한다. 맛없는 식당은 절대 브랜드가 될 수 없다. 식당 브랜딩의 핵심은 맛이다. 식당 브랜드의 핵심 아이덴티티는 맛이다. 

 

코로나19를 맞이한 브랜드 식당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맛있는 브랜드 식당들도 무너지고 있다. 특히 호프집 같은 업종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저녁 영업시간 제한은 장사하지 말라는 말이다.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식당의 영업제한은 세계적인 조치다. 단지 다른 나라들은 업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상을 해 준다.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에게 나름의 수당을 지급했다. 우리나라는 다들 얼마를 보상받았는지 독자들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이제 더는 버티지 못하는 식당 사장 노동자들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자살은 죽음으로 사회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연이은 식당 사장 노동자들의 자살에도 사람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없고 정치가들은 대선에만 관심을 가진다. 왜? 우리 식당에 와서 맛있다고 칭찬하고 SNS에 자랑질하던 사람들이 우리의 일에 무관심할까? 아니 지금도 페이스북에는 자기 식당의 최고 매출을 자랑하는 포스팅을 올리는 식당 사장님들이 많으니 식당 사장님의 자살은 개인의 무능함 때문일까?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태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 마르틴 니묄러목사 -

지금은 승자 독식의 시대라고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외식업의 위상을 위해 나서야 할 때다. 내 식당의 브랜드보다 외식업 전체의 사회적 지위, 사회적 인식의 제고가 더 필요한 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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